유럽증시도 기술주 추락...30일 한국증시 반도체 및 기술주 흐름 주목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9일(미국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극과극'을 달렸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작성한 반면 나스닥 기술주를 대표하는 FANG의 주가는 폭락을 연출했다. 이로써 기술주가 증시 거품 붕괴의 단초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형성된 하루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전일 대비 103.97포인트(0.44%)나 상승한 2만3940.68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면서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작성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0.97포인트(0.04%) 내린 2626.07에 마감되면서 이날에만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장초반엔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다가 결국은 기술주 급락 여파 속에 이 지수도 하락세로 마감됐다.

그런가 하면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 지수는 무려 87.97포인트(1.27%)나 하락한 6824.39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를 대표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와 반도체 주가가 추락한데 따른 것이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두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다. 그러나 다우만 상승세로 끝나고 나머지 지수는 하락마감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미국의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3%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것이 장초반 미국증시 전반에 훈풍을 가했다.

그러나 기술주가 문제였다. 기술주 악재가 불거지면서 그간의 거품이 꺼질 조짐을 보였다. 이날엔 애플 악재가 두드러졌다. 아이폰X의 경우 물량부족으로 판매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 증시를 압박했다. 게다가 전날 파이낸셜 타임스의 존 아서스 선임 칼럼니스트는 “미국의 FAANG과 중국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관련주들이 너무 올라 걱정”이라며 “특히 BAT의 경우 너무 과열됐고 고전적인 버블 붕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걱정했다. 아서스는 “FAANG의 경우도 주가수익비율 20배로 BAT의 30배 보다는 낮지만 위험한 수준에 있다”고 경고했다. 그 뿐 아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앞으로는 반도체 수요가 꺾일 수 있다”면서 최근 사흘 연속 반도체 섹터의 주가에 직격탄을 가했다.

이날 FAANG의 주가 흐름을 보면 페이스북(-4.00%) 아마존(-2.71%) 애플(-2.20%) 넷플릭스(-5.54%)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2.44%) 등이 모두 급락했다.

게다가 미국 반도체 주가도 추락하긴 마찬가지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65.38로 4.36%나 폭락했고 주요 반도체 기업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8.77%) 엔비디아(-6.89%) 인텔(-1.56%) 퀄컴(-2.63%) 등의 주가가 동반 추락했다.

이에따라 30일 한국증시도 주목받게 됐다. 한국증시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 및 반도체 주식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그나마 미국 은행주들이 올라 준 것이 미국증시 최악 흐름을 저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2.28%) 씨티그룹(+1.82%) 웰스파고(+2.11%) JP모건체이스(+2.34%) 등의 주가 상승이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돋보였다. 제롬 파월 차기 연준의장 지명자가 전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경제가 양호하다”면서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날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임기 마지막 의회 발언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것이 금융주를 이틀 연속 끌어올렸다. 게다가 파월 지명자는 “미국의 금융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금융주 연일 상승을 거들었다. 이같은 파월의 발언은 일본, 유럽증시 금융주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날 미국 금융주를 다시 끌어올렸다.

한편 이날 미국 CNBC는 미국증시 흐름과 관련해 “3분기 GDP 호조 속에 미국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고 전했고 로이터는 “미국 세제개편안이 미국경제 성장에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국증시 내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종목에서만 장중에 시가총액이 600억 달러나 증발했다”면서 미국 기술주의 추락을 크게 부각시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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