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치 리스크 재발...과열 논란의 기술주에 직격탄...한국증시도 주목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전날의 사상 최고치 작성을 뒤로 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 2만4000선을 뚫고 올라가면서 사상 최고치를 작성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작품인양 “자축한다”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으나 이날엔 트럼프발 정치적 리스크가 뉴욕증시를 다시 짓눌렀다.

이런 가운데 이틀 전 폭락했다가 전날 폭락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였던 FAANG 주식과 반도체 주식이 다시 하루만에 동반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미국증시 '기술주 위험'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렸다.

게다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세제개편안 상원 통과 기대감으로 연일 미국증시를 지탱했던 은행주들 마저 이날엔 신통치 않은 흐름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이 다시 부각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를 압박했다.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전일 대비 40.76포인트(0.17%) 하락한 2만4231.59를 기록했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36포인트(0.20%) 내린 2642.22에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 지수는 26.38포인트(0.38%) 후퇴한 6847.59에 마감됐다.
 
이날 뉴욕증시는 출발은 좋았다. 그러나 장중에 ABC 뉴스가 “마이클 플린 미 국가안보회의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와 접촉했음을 증언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시장 상황이 갑자기 악화됐다. 이같은 악재는 최근 미국의 국무장관이 교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불거진 것이기도 하다.

다만 미국 상원이 세제개편안 통과에 필요한 표를 확보했다는 소식은 이날 미국증시 하락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발 정치리스크 부각은 증시에 두고두고 발목을 잡으면서 이날에도 그간 과열 논란의 중심에 있던 기술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우선 미국증시 내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다시 추락했다. 페이스북(-1.17%), 아마존(-1.22%), 애플(-0.47%), 넷플릭스(-0.41%),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1.07%) 등의 주가가 모두 뒷걸음질 쳤다. 이날 CNBC가 “아마존이 의약시장 진출을 위해 밀란 등 제약사들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아마존의 주가가 급락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날 제프리가 “아이폰 X의 슈퍼 사이클이 오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음에도 애플의 주가마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는 미국 기술주를 둘러싼 경계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게다가 최근 모건스탠리가 “향후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요동쳤던 미국의 반도체 주가가 이날 다시 추락한 것도 기술주에 대한 우려감을 재발시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58.65로 다시 1.09%나 추락했다. 이 지수는 이틀전 폭락했다가 전날 소폭 반등한 뒤 이날 다시 급락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가 0.94% 하락했고 인텔(-0.36%), AMD(-1.47%), 엔비디아(-1.51%), 퀄컴(-1.28%) 등의 주가가 떨어졌다.

그 뿐 아니다.

전날까지 미국 세제개편안 기대감에 편승에 연일 미국증시를 지탱했던 은행주들도 이날엔 혼조세로 돌아섰다. JP모건체이스(+0.26%) 씨티그룹(+0.01%) 등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뱅크오브아메리카(-0.25%) 웰스파고(-0.48%) 등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록 미국 상원이 세제개편안 통과에 필요한 의석수를 확보했다고는 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될 경우 세제개편안 처리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어 미국증시는 이래저래 트럼프에 대한 관심 집중으로 이어지게 됐다.

또한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주가의 재급락은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주들이 시장을 이끄는 한국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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