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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벌들의 진짜 위기는?...처참한 '도덕 점수'밀레니얼 세대 & 국민연금, '도덕적 기업'에만 투자키로...한국 재벌 설땅 있나?
최원석 기자  |  choiup82@choi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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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3  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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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국의 상당 수 재벌들이 동반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때문만도 아니다. 북한의 핵 위협 때문만도 아니다. 3고(3高=고유가 & 고금리 & 원화강세) 때문만도 아니다. 중국, 인도 기업이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을 뛰어넘었기 때문만도 아니다. 더 큰 위협은 재벌 내부의 균열 또는 도덕의 실추에 있다. 지금 국내외 큰 손들 사이에선 "도덕적으로 나쁜짓 하는 기업엔 투자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도덕점수'가 걱정이다.

필자는 최근 종종 재계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과 자리를 함께 하곤 한다. 또한 올 들어 재계를 둘러싼 많은 적폐 문제가 뉴스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실감하는 게 있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후퇴와 지정학적 리스크도 문제지만 재벌들마다 경영비리 또는 내부 갈등, 그리고 2~3세들의 모럴 문제가 국민들을 잇따라 실망시키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이다.

예컨대, 어느 한 재벌을 둘러싸고는 '총수의 정신적 건강' 문제가 종종 회자되고 있다. 해당 기업 한 임원에게 최근 물었더니 "총수의 정신건강 문제가 소문만큼 나쁜 건 아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더라"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지만 "과연 그럴까"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 측면도 있다. 그러는 사이 해당 그룹 내부에서는 "고위 임원들간 헤게모니 다툼이 있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고 한 소식통은 전한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앞날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계열사들은 최근 이건희 회장의 취임 30주년을 맞아 위기 의식을 강조하는 특별 제작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과거에 노력한 장면들이 나온다고 한다. 그건 맞다. 삼성의 반도체는 지금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앞날이 문제다. 이건희 회장이 여전히 병원에 계시고 그의 승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 최순실 관련 국정농단 사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몸이 되었다. 최근엔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증언들이 추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관계에 대한 추가적인 뉴스도 쏟아지고 있다. 특검도 그와 관련한 집요함을 보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자택공사 관련 계열사 압수수색' '차명계좌 문제'도 종종 이슈가 되고 있다.

전 정권에서 한때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은 많은 구설 속에서도 이젠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해선 일반인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쌓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삼성은 이제 도덕적으로도 많은 타격을 입었다. 박근혜 정부의 강압에 의해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였는지 모르나 삼성그룹 대표 상장사의 돈이 납득할 수 없는 곳으로 흘러들고 그 때문에 총수 일가의 핵심 멤버가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 있다. 삼성은 총수의 법적인 억울함을 외치기에 앞서 도덕 점수를 높이는 일도 시급해졌다고 본다.

한화그룹은 또 어떤가. 과거 정부서 구속의 신세에 있었던 김승연 회장의 경우 이제 아들들이 문제다. 일부 아들이 툭하면 좋지 않은 일로 말썽을 유발시킨다. 그 때마다 김승연 회장의 과거 문제까지 함께 들먹거려지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곤 한다.

롯데와 GS그룹은 어떤가. 최근 현정부 실세 관련 검찰 수사에서 핵심 계열사들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동부그룹은 총수가 성추문 혐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회장의 '자택공사' 문제로 노이즈를 일으키고 있다.

SK그룹 총수는 이혼 문제까지 얽혀 있다.

그러나 재계 총수 일가를 둘러싼 나쁜 소문은 이게 다가 아니다. 많은 총수 또는 그의 가족들이 이런저런 드러나지 않은 문제로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A그룹 총수와 B그룹 총수의 형제는 저녁 술버릇이 좋지 않다는 소문도 들린다. A 그룹 총수는 술자리에서 그룹 내 최고경영자급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술자리에서 갑자기 노래를 시키는 등의 행위까지 일삼는다는 뒷얘기가 나오고 있다. 어느 총수 일가의 실력자는 밤 술자리에서 여 종업원을 괴롭히며 악행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것이 소문으로만 끝나길 빌고 싶다. 현재 우리 재벌을 이끄는 사람들 중엔 겉으로는 도덕군자 같지만 실상은 실망스런 인물이 많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그리고 그런 일부가 많은 정상적인 재벌 총수들까지 난처케 하고 있다.

필자가 새삼 재벌들의 내부 문제를 건드린 것은 이제 도덕적이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벌은 법망을 피하기에 앞서 스스로 정도경영과 착한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영국의 유력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보도가 일부 냄새나는 한국 재벌들의 정곡을 찌른다. 이코노미스트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사람들)가 '사회적 책임 투자' 에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사회적 악행 기업을 배척하고 착한 기업, 좋은 일 하는 기업에 적극 투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하고 있다. 이름하여 '사회적 책임 투자' 가 새로운 글로벌 투자 행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 뿐 아니다. 한국의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도 최근 "환경오염을 유발하거나 분식회계를 하는 등 부도덕한 기업엔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제 한국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일고 있는 '사회적 책임 투자' 가 접목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어느 기업이 살아남겠는가. 삼성그룹을 필두로 SK그룹, CJ그룹, 한화그룹, 대한항공, 롯데그룹, 동부그룹 등 박근혜 정부 이후 지금까지 아주 많은 일로 많은 기업들이 수사를 받거나 총수 또는 총수 가족이 '영어의 신세' 를 겪었거나 겪고 있는 마당에 이제 국민연금이 투자할 수 있는 도덕적인 기업이 과연 몇 개나 남게 될 지가 의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회적 책임 투자' 가 중시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데, 한국 재벌들의 설땅은 어디인지 묻고 싶다. 지금처럼 한국기업 총수들을 둘러싼 법적, 도덕적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경우 한국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외면받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한국의 재벌들, 드러난 위기보다 드러나지 않은 위기도 심각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이제 총수나 총수 가족들은 세상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술자리에서 힘없는 사람들에게 행패 부리는 일 그만하고, 그룹 임직원들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우리 기업의 소비자들이 실망하는 일 하지 않는 '도덕을 살리는 기업' 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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