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다양한 변수 많아 최후 승자 예상하기는 힘들어"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전기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 세계 금속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의 금속시장 관련 보도가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미국시각) 보도에서 “전기차의 호황이 다양한 금속들의 수요에 불을 지피고 있는 중으로 일부 투자자는 이런 움직임이 전 세계 원자재 가격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 코발트, 니켈 가격이 급상승했는데, 이는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에는 구리, 망간, 바나듐, 몰리브덴과 같은 금속들의 가격도 들썩거리고 있다.

이런 현상에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19세기 램프 연료로 석유가 고래기름을 대체했던 것에 버금가는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분야 전문가인 ETF 시큐리티스의 투자전략 본부장 맥스웰 골드는 “전기차 시장 성장이 원자재 시장에 티핑 포인트(어떤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것)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는 너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누가 승자가 되고 누가 패자가 될 것인지 예상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 지난달 대구에서 열린 자동차 엑스포에서 관람객이 전기차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리튬 수요가 2021년까지 매년 35%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또 모건스탠리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코발트 가격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대략 450%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JP모건 체이스는 2025년까지 니켈 수요가 10배 증가하고, 자동차와 인프라용 구리 수요도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금속 수요 증가는 글로벌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 급증에 따른 것인데, 리서치 회사 제프리 그룹에 따르면 이들 자동차 판매는 2017년 120만 대에서 2035년에 315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러한 전기차 성장을 이끌고 있는 곳은 중국 등 주요국 자동차 시장으로, 중국 정부는 2019년부터 강화된 규제안을 통해 전기차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 디젤차와 가솔린 차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줄여 나갈 예정이며 인도는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판매하도록 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이 값비싼 기술 비용과 저조한 소비자 수요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솔린과 디젤 엔진에 주로 사용되는 팔라듐과 플래티나(백금)는 패배자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코발트와 같이 승리자일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금속들까지도 배터리 회사들이 더 저렴한 대안을 찾아낸다면 취약해질 수 있는데, 일부 비관론자들은 이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즉 전기차 수요는 글로벌 성장 둔화라든지 낮은 가솔린 가격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에 취약하며, 정부가 지원 프로그램을 줄이는 시기에 소비자들이 얼마나 선뜻 전기차를 구매할 것인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금속 가격 상승 또한 일반적으로 생산 증가를 초래하는데, 공급이 시장으로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면서 결국 금속 가격이 하락하도록 압박을 줄 수도 있다. 게다가 전기차가 계속해서 굴러가기 위해 필요한 충전소 인프라 부족 문제가 있다.

또한 기존 자동차 회사들과 대형 석유회사들은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2014년 수준으로 조만간 돌아갈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가솔린 차의 경쟁력이 한동안 유지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자동차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10년 혹은 15년 후를 쉽게 예단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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