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에서 비롯된 세계경제 부진이 앞으로 2~3년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최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업금융전략포럼 초청 조찬 모임에 참석, 강의를 통해 “경제전문가들사이에선 세계 경제가 오는 2014~2015년쯤 돼야 노멀을 회복하는 게 아니냐, 그때까진 저성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현 원장은 강의에서 “이처럼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세계 경제 전망과 관련해 과거 트랜드에 비해 저성장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2013년엔 조금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원장은 “저성장 트랜드에 묶이기는 인도나 러시아 등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의 성장이 둔화되다보니 교역도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KDI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교역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수출증가율이 지난해 하반기 13.1%에서 올 1~4월 6.1%로 반토막도 더 났고 같은기간 대비 중국도 17.5%에서 7.9%로 역시 반토막난 상황이다. 같은기간 한국수출 역시 크게 줄었고 일본 또한 대지진 여파로 수출증가율이 지난해 하반기 -2.4%, 올 1~3월 -2.0%로 마이너스행진을 지속하다 4월에 7.9% 반짝 늘었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 수입증가율은 지난해 하반기 7.3%에서 올 1~3월엔 3.6%로 둔화되고 특히 지난 3월엔 마이너스 0.4%를 기록, 유럽의 수입둔화가 중국 등 주요국 수출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 원장은 이어 우리의 경우 유럽수출비중이 10%에 지나지 않지만 중국의 최대수출시장이 유럽이다 보니 중국의 수출이 악화되고 그것이 우리의 대중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연출했다고 진단했다.
 
현 원장은 아울러 IMF(국제통화기금) 전망치를 인용,내년에도 세계 교역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5.8%였던 세계 교역증가율은 올해 4.0%로 떨어졌다가 2013 5.6%수준으로 소폭 회복될 것이라는 게 IMF측 전망이라는 것.
 
현 원장은 이같은 교역조건 악화에다 주요국들의 각종 지표도 나빠지는 모습이라고 설멍했다.
 
우선 미국의 경우 고용부문 회복이 지연되고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도 위축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회복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유로지역은 독일이 연간 1% 성장하고 대부분 남유럽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물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재정위기와 고용여건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최악의 지진충격에서 벗어났다고는 하나 역시 대외의존도가 높아 올 들어 경기회복세가 꺾이고 있다고 현 원장은 말했다.
 
중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줄어드는 것을 내수로 스위치 하고 있으나 워낙 버블이 많은 나라가 되다보니 내수 진작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도자 교체까지 앞두고 있다 보니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일관된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2014~2015년쯤 돼야 세계 경제가 비로소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도 이같은 이유들 때문이라는 게 현 원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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