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 오르자 엔화매도 쇄도...ECB 긴축 여부에 환율시장 촉각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치가 전날의 반짝 상승세를 뒤로 하고 다시 하락했다. 유로존 경제 지표 호전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긴축 전환 가능성 확대 속에 달러의 최대 상대 통화인 유로화의 가치가 급반등하자 달러가치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독일의 도이치방크가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가 향후 더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이날 달러 약세를 유발시켰다. 게다가 최근 유가 강세 등으로 캐나다 등 상품강국 통화들이 절상된 것도 미 달러 약세 요인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런데도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는 나홀로 하락해 눈길을 끈다. 최근 일본증시가 솟구치면서 엔화를 팔아치우는데다 일본의 수입업자들이 달러 매수에 나선 결과로 전해진다.

뉴욕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1.86으로  전일 대비 0.35% 하락했다. 이로써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달러 인덱스는 전날 하루만 0.33% 반짝 반등한 뒤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 민간고용이 25만명을 기록하면서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도 달러가치가 하락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럼에도 이날 유로화가치가 상승하고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인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우선 이날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다. 유로존의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 확정치가 56.6으로 전월의 56.2를 웃돌았고 12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한 종합 PMI도 58.1로 전월의 57.5를 훌쩍 넘어섰다.

게다가 이날 도이치방크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및 자산 축소 기조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는 시장에 10% 정도만 반영돼 있어 통화긴축 전환에 대한 민감도가 연준보다 ECB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향후 달러 보다는 유로화의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치방크는 연말에 가면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가 1.3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자 이날 달러는 다시 절하되고 유로는 전날의 하락세를 뒤로하고 반등했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2071달러(한국시각 5일 새벽 5시39분 현재)로 전날 비슷한 시각의 1.2022 달러 보다 껑충 올랐다.

특히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6대 통화 중 유로화의 비중이 무려 60%에 달해 유로화가치가 뛰면 달러인덱스가 약세를 보일 때가 많은데 이날에도 그랬다.

그러나 이날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12.73엔으로 전날 비슷한 시각의 112.43엔 보다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달러가치 약세 속에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연준은 통화긴축 흐름을 이어갈 것인 반면 일본은행은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출하는 가운데 나온 흐름이다.

이와 관련, 뉴욕 외환시장관계자들은 "최근 일본증시가 급등하면서 안전 통화로 여겨지는 엔화매도세가 나타나고 있고, 일본 수입업체들 또한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만 나홀로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전문가는 또 “최근 유가 상승으로 캐나다 등 상품강국의 통화가치가 절상된 것도 미국 달러 약세를 거들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민간고용이 25만명으로 서프라이즈를 연출했지만 이것이 이번주 금요일 발표될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전망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 것도 이날 달러 약세 요인중 하나였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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