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 혼다 등 35억달러 감세 예상...미국 현지법인 둔 국내기업들은 '긴장'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국 세제개편 이후 미국에 현지법인을 둔 국내기업의 경우는 마케팅 활동 위축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감세 규모가 커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 세제개편 주요 내용과 각국의 대응 현황’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세제 개편은 31년 만의 대대적인 감세 조치로 향후 10년간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감세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관들은 세제 개혁에 따라 내년 미국경제의 0.3~0.7%포인트 추가 성장이 예상되며 미국 실질 GDP가 1% 증가하면 국내 기업들의 대미 수출물량은 2%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미국 재정적자 확대 우려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미국 현지법인을 둔 국내 기업의 경우 ‘세원 잠식 방지’ 조항 신설 영향으로 영업외이익 감소, 일시적인 마케팅 활동 위축 등이 우려된다. 미국에 자회사(현지 법인)를 둔 우리 기업이 관계사로 지급하는 금액에 대해 최소 10% 이상 과세되면서 세금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미국 자회사가 한국 모기업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등 단순 창구 역할에 그칠 경우에는 세무당국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일본,  EU 등도  미국의 세제개편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에서는 해외자본 유출과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29일 외국기업의 원천징수세 면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외국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촉진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이외에도 올해 1조 위안의 세금 감면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일찌감치 법인세 인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미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기업의 법인세 감소 혜택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등 美 현지 기업은 연간 4000억 엔(35억 달러)의 법인세 인하가 예상되며 투자세액 공제에 따라 현지 생산설비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한 미국 법인세 인하에 대응해 현재 실질 법인세율 29.97%를 혁신기술 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한해 최저 20%로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U의 경우 미국 세제개혁 일부 조항에 우려를 표명하며 유럽 국가들의 통상 및 투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하고 나섰다.

심혜정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규모 감세에 따른 미국의 경기 호조로 미국으로의 자본이동이 가팔라질 수 있다“면서 ”우리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국내 수출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하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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