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엔비디아는 게임-자율주행차 침투 노력...인텔은 차세대 칩으로 데이터 폭증 대비"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고 싸우면 질 수가 없다는 의미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제품 박람회(CES)는 한 해 IT 산업의 흐름을 예상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로 여겨진 만큼 앞서 가는 세계적 기업들의 동향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기관인 HSBC가 최근 CES를 둘러본 뒤 내놓은 자료를 보면 반도체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인 엔비디아와 옛 왕자의 위치를 지키던 인텔의 제품 동향도 주목받고 있다.

HSBC에 따르면 우선 엔비디아는 게임, 인공지능, 운송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엔비디아는 게임시장이 10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고, 이 산업의 생산가치가 계속해서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지포스(GeForce) 게이머가 2억 명이며, 2021년까지 VR(가상현실) 헤드셋 판매는 5000만 개를 기록할 것이고, 2020년까지 e-스포츠 시청자 수가 6억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에 무게를 10파운드에서 5파운드로 줄인 기가바이트(GIGABYTE) 게이밍 노트북을 출품했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인공지능이 전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며, 엔비디아가 세상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지 인식, 작곡, 얼굴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인공지능 사례를 보여주었다.

일년 전에 엔비디아는 12nm 볼타(Volta) 칩을 선보였는데, 현재 전 세계의 모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들어가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운송 산업은 10조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인공지능이 운행에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리고, 수십억 달러를 절약하게 해줄 전망이다. 인공지능은 또 모바일 서비스에 더 큰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이며, 트럭 산업에도 침투해 다양한 수준의 자동화 기능이 운송 생산성을 향상시켜 줄 수 있다.

한편 인텔은 이번에 데이터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인텔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이번에 스펙트레(Spectre)와 멜트다운(Meltdown)으로 불리는 중앙처리장치(CPU) 취약성에 대해 깊은 사과를 하며 침울한 분위기로 기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런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CPU는 지금껏 침입을 받은 적이 없었으며 일주일 내로 PC 설치 기반의 90%에 도움을 줄 업데이트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나머지는 1월 말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텔 CEO는 기술 혁명을 이끄는 동력으로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가 가져오는 사회 및 경제 변화들은 내연기관이나 무어의 법칙만큼이나 심오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20년까지 모든 사람이 하루에 1.5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생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미국인들이 하루에 생성하는 데이터의 대략 2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자율주행차는 하루에 4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생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한 사람이 생성하는 데이터의 2500배에 달하는 수치다.

더 나아가 스마트 팩토리는 하루에 1페타바이트(PB)의 데이터를 생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70만 명이 하루에 생성하는 데이터와 맞먹는 수치다.

또한 인텔 CEO는 데이터가 리테일에서부터 여행, 엔터테인먼트, 의학에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인텔은 이 같은 데이터 생성 폭증과 처리를 위해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 칩(Loihi)을 제시했는데, 이 칩은 구체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두뇌가 연결돼 있는 방식을 시뮬레이션 하고 이 방식으로 운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텔은 조만간 49큐비트 양자 컴퓨팅 칩 발표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인텔은 거금을 주고 인수한 모빌아이를 통해 보안과 운송 사업에도 집중할 계획을 내비쳤다. 인텔은 이번에 초당 24테라 오퍼레이션의 성능을 갖고 있는 자율주행차용 5세대 칩을 발표했는데, 이 자리에서 인텔 CEO는 "자율주행차를 우리 시대의 가장 야심찬 시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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