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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무역상들 드나들던...연천 고구려 성을 거닐다어느 기업인의 트레킹 이야기<28>...고랑포구는 큰 무역항이자 백화점 있던 곳
박성기 도보여행가  |  wh1463@choi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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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3  05: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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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기 대표

[외부 기고=박성기 도보여행가/ 도서출판 깊은샘 대표] 이번엔 2017년 12월30일(토) 걸었던 연천 고구려 성을 소개하려 한다.

임진강의 연천구간은 고구려와 신라, 백제 삼국의 힘이 마주치는 치열한 곳이었다. 임진강 건너 북에 위치한 고구려의 성과 남쪽에 위치한 신라의 성은 남진과 북진이 마주치는 전장이었다.

이 곳은 남북의 길목이거니와 현무암 주상절리 위에 경제적으로 쌓아 올린 고구려의 성들이 볼거리다. 게다가 한때 이곳 최대 무역항이었던 임진강 고랑포구는 과거 경제가 번성했던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술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기에 역사적으로도 치열했던 곳이다.

2주전 임진 적벽길을 걸으면서 마주한 당포성과 무등2보루를 보고는 연천 임진강 유역의 고구려 성을 살펴보고 싶어졌다.

은대리성(隱垈里城)과 당포성(堂浦城), 호로고루성(瓠蘆古壘城) 등 고구려 세 성을 돌아보고자 2018년을 하루 앞두고 길을 나섰다.

이번 일정은 은대리성을 먼저 보고 당포성을 들렀다가 마지막 호로고루성으로 일정을 잡고 움직이는 것으로 했다. 더불어 신라의 마지막 왕릉인 경순왕릉과 한때 임진강의 가장 큰 포구였던 고랑포구를 둘러보기로 했다. 이동 거리가 길어 차로 이동하면서 성들만 돌아보는 코스로 잡았다.

   
▲ 은대리성 안내판 /사진=박성기 대표
   
▲ 일부분만 남아 성의 자취를 보이는 은대리성 성벽 /사진=박성기 대표

전곡의 은대리성에 도착했다. 한탄강과 차탄천이 만나는 지역에 위치해있다. 연천보건의료원 바로 뒤에 붙어있어 의료원으로 들어가면 성으로 접근하기가 편하다

의료원 주차장을 지나 성으로 들어서니 넓은 벌판에 성곽의 형태가 일부 보존되어 있다. 성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는 채곡하게 쌓인 일부의 성곽과 안내하는 표지판이 이곳이 고구려성임을 증명해준다. 한탄강과 차탄천이 만나는 이곳은 강물의 수위가 낮아서 적이 쉽게 강을 건너올 수 있는 취약한 지형이기에 적벽 지형에 맞춰 성을 만들었다. 남벽과 북벽은 한탄강의 자연 절벽을 이용하여 축조하였으며 동벽은 동쪽에 형성된 개활지를 가로질러 축조되었다.

   
▲ 군데군데 쌓여있는 돌들. 성에 쌓았던 돌들이다 /사진=박성기 대표
   
▲ 전망대에서 바로 보이는 삼형제바 /사진=박성기 대표

성은 동서로 400미터이고 남북은 130미터의 길쭉한 모양이다. 한탄강 적벽을 이용하여 쌓아올린 남벽에서 한탄강을 바라본다. 도도히 흐르는 강은 한겨울을 만나 강변부터 얼어가고 있다. 동서로 길게 뻗은 성터를 따라 400미터를 걷는데 군데군데 쌓아 놓은 돌무더기가 보인다. 한참 성이 제 모습이었을 때 받히고 있던 성의 돌이었을 게다. 동쪽 끝에 다다르니 전망대다. 한탄강과 차탄천이 만나는 모습도 보이고 아스라한 절벽 밑 강위엔 삼형제가 물에 빠져 돌이 되었다는 삼형제 바위가 물살을 가르고 있다. 멀리서부터 이어오는 도도한 강은 전망대를 지나쳐 남벽을 휘돌며 서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출발지로 되돌아갔다. 총 길이 1km 남짓 되는 성이다.

   
▲ 당포성 안내 /사진=박성기 대표
   
▲ 당포성 전망대와 나무 한 그루 /사진=박성기 대표

한탄강은 은대리성을 출발해 5킬로를 흘러가 도감포에서 임진강과 만나 제 임무를 다하고 더 큰 임진강이 되었다. 4km를 더 내려가면 만나는 곳이 미산면 동이리의 당포성이다. 고려의 왕들을 모신 숭의전에서 가까운 곳으로 고구려의 성들 중 평화누리길 11코스에 포함된 곳으로 걸으면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마동로를 타고가다 연천 승마클럽을 지나면 바로 당포성 들어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를 따라 급격하게 U턴하듯 좌회전을 하고 언덕을 오르면 당포성이다.

   
▲ 당포성 동문 /사진=박성기 대표
   
▲ 당포성 뒷면에서 바라본 당포성과 한탄강 /사진=박성기 대표

당포성은 임진강의 적벽을 이용해 쌓은 석성이다. 4세기까지는 임진강의 패자는 백제였다. 그러나 광개토대왕의 남진에 정복이 된 후 고구려의 성이 되었다. 주상절리 위에 성을 쌓아 신라와 대치했다. 임진강에 길게 늘어선 수직의 주상절리 위에 성을 쌓아 올리는, 자연의 지형지물을 이용한 천혜의 요새를 만든 것이다. 당포성은 은대리성보다 성곽의 형태가 더 잘 보존되어있다. 물론 완전하지 않고 일부만이 고구려의 흔적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성의 입구는 내가 들어와서 바라다보이는 성벽인 동벽이다. 마치 석성으로 보이지만 안에는 흙을 쌓고 밖을 돌로 쌓은 구조이다. 동벽을 제외한 다른 곳은 임진강주상절리의 수직 절벽을 이용하였기에 지형을 이용해 성을 쌓은 고구려인의 지혜가 엿보인다. 수심이 낮아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지역에 성을 쌓고 적들을 방비했는데 당포성이 그러했다. 앞서 보았던 은대리성과 나중에 갈 호로고루성도 마찬가지이다.

   
▲ 호로고루 /사진=박성기 대표
   
▲ 마을사람들이 세운 통일바라기 비 /사진=박성기 대표
   
▲ 북한에서 보내온 광개토대왕릉 /사진=박성기 대표
   
▲ 통일바라기 현수막이 덮혀있는 호로고루성 /사진=박성기 대표

당포성을 마치고 호로고루성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임진강 따라 19km를 더 가면 호로고루 성이 나타난다. 372번 국도 장남로를 따라 가다 자작리 마을회관을 지나 호로고로입구 표지판에서 좌회전을 하여 700여 미터 들어가면 성이 나타난다. 성터는 멀리서도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잘보인다. 과거 고구려 성의 위세가 짐작이 간다. 넓은 평지에 임진강변에 우뚝 선 호로고루성은 고구려의 기상을 느끼게 했다. 성터에 들어서자 입구에 북한에서 보내온 광개토대왕릉비와 마을 주민들이 세운 통일바라기 비가 서있다. 성을 발굴하면서 통일을 꿈꾸자고 주변을 해바라기 공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지금은 겨울이라 해바라기가 없지만 8월이면 지천에 깔릴 것이니 그때 다시 와서 해바라기 꽃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고구려가 남진하거나 신라가 평양을 진격하기 위해서는 이 성을 통과해야 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가장 단거리이고 육로로 건널 수 있는 얕은 지형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호로고루가 있는 이 지역이 개성과 서울을 연결하는 중요한 길목에 위치해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최접점의 중요한 곳이다. 맑은 날에는 북한에서 보내오는 선전방송이 들려온다 하니 휴전선과 아주 가까운 곳임을 실감한다.

   
▲ 남벽 치를 따라 돌아간다 /사진=박성기 대표
   
▲ 물새 떼가 무엇에 놀랐는지 하늘로 날아올랐다 /사진=박성기 대표
   
▲ 유장히 흐르는 한탄강 /사진=박성기 대표

호로고루성 앞으로 더 들어갔다. 일부만 남아있는 성은 오늘 본 세 성중 가장 원형이 많이 살아있다. 호로고루는 임진강의 옛 이름 호로하(瓠瀘河)에서 유래하였다. 강의 지형이 표주박, 조롱박의 모양이어서 생겨난 이름이다. 낮은 언덕 위에 축조된 성으로 삼각형 모양을 띠고 있으며 전체 둘레는 401m이다.  정상부는 겨울이라 위험하다고 올라가지 못하게 해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성의 동벽은 가장 원형이 많이 남아 복구가 진행되어서 성의 형태를 볼 수 있었다. 빈틈없이 쌓아올린 성벽이 고구려의 기상을 엿보는 듯했다. 동벽의 남쪽 치(雉)를 따라 돌았다. 바라보이는 임진강은 거대한 강줄기를 이루며 동쪽에서 휘몰아쳐 원을 이루며 호로고루를 통과 하고 있다.  남벽을 따라 동쪽 끝에 이르니 임진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임진강에는 한가로운 물새 때가 연신 머리를 물에 박고 있다. 먹이를 먹는 중인가보다. 한 순간 무엇에 놀랐는지 동시에 하늘로 날아오른다. 임진강과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강폭은 넓어서 족히 250미터는 넘어 보인다. 전망대에서 북벽을 끼고 돌아 동벽 북쪽 치로 내려왔다. 여기서 북쪽으로 4킬로를 더 가면 북한 땅이다. 조금만 더 진행하면 비무장지대가 나오고 이어 바로 북한 땅이 된다하니 엄연한 남북한의 현실을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호로고루 성을 마치고 1km 근처의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릉과 일제 강점기 화신백화점이 있을 정도의 무역항이던 고랑포구를 둘러보고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오늘은 고구려 성 은대리성과 당포성, 호로고루성을 둘러보았다.

임진강과 한탄강의 지류중 걸어서 건널 수 있는 물이 얕은 곳에 성들이 존재해 있다. 가장 약한 곳에 성을 쌓고 고구려와 신라가 120년을 마주했던 곳이다. 현무암 주상절리의 절벽을 이용한 축조술은 힘들이지 않고 가장 경제적으로 쌓은 고구려인의 지혜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렇게 고구려 성을 살펴봤으니 강 건너 마주한 신라의 성들도 돌아보며 삼국시대 당시의 모습을 재구성 해본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2018년 파주의 오두산성(관미성이라는 설도 있다), 봉서산성, 이잔미성(二殘眉城), 철종성, 수철성, 옥녀봉산성, 군자산성 등 신라의 성들은 나중에 따로 계획을 잡아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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