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인플레이션 · 개인소득세 납부 앞두고 국채 매도 늘어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매년 여름이면 주식 시장이 슬럼프에 빠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채권 시장은 매년 겨울철만 되면 수익률이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3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전략가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 자료에 따르면 22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이 내놓은 채권시장 분석이 눈길을 끈다.

채권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수익률이 매년 연초 이후 첫 5개월 동안 더 큰 상승폭을 기록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한다. 국채 수익률의 상승은 국채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는 국채 수익률이 가장 낮았던 1998년 이후 10년물 미 국채에서 자주 목격된 패턴이다. 미 국채 수익률은 매년 1~5월에는 평균 0.017%포인트 상승한 반면 6월~12월에는 0.215%포인트 하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상반기 동안 나타나는 이 같은 트렌드를 활용해 매매전략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반면 다른 이들은 이 같은 계절적 움직임이 주식 수익률과 방글라데시 버터가격 사이의 상관계수, 또는 수퍼볼(미식축구 결승전)에서 누가 우승할 지 예측해 보는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공통된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는 뜻이다.

특히 지난주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4년 이후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국채가격 변동성에 대한 논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 PLC의 인플레이션 리서치 담당자 미카엘 폰드는 “때때로 기술적 현상이 존재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이를 믿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하는 진짜 요인이 존재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폰드에 의하면 상반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이유 중 하나는 휘발유 가격과 항공 운임, 숙박, 임대료, 의복 등 주요 품목들이 봄철에 상승하는 경향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국채의 가치에 위협을 가한다. 고정이자 지급의 구매력을 낮추기 때문이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개인소득세 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시티그룹 글로벌 마켓 전략가인 윌리암 오도넬은 “개인소득세는 4월 15일에 완료되는데 일반적으로 각국 정부들은 환급을 위해 정부의 단기 차입을 늘리게 된다”면서 “일본 자산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것도 미국 국채에 일정부분 매도를 가져온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투자자들은 올해의 경우 이 같은 이유 외에도 달러 약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세금인하 효과가 결합된 경제 환경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편 미 연준(연방준비제도)은 금리 인상과 더불어 4조20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만기 증권에 대한 재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만약 미 연준 관료들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계획을 그대로 따른다면 이는 미 연준의 국채 재투자규모를 월간 300억달러 축소시킬 것이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이 실시한 서베이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오는 6월 말까지 2.74%, 연말까지는 2.9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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