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 "인플레이션, 양적완화 축소로 부정적 환경 초래할 수도"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완벽에 가까운 투자환경이었다. 하지만 조만간 끝나게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주식과 채권의 투자 수익률이 밀월관계를 이루며 투자자들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줬지만 조만간 그 하모니가 끝나면서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놔 관심을 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국채는 단기적으로는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의 주식만큼 좋은 수익을 제공하며 정확하게 무료 보험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2000년 초부터 작년 말까지 가장 최근에 발행된 10년물 미 국채를 보유하고, 쿠폰을 재투자할 경우 수익률은 155%에 달했고, 배당을 포함한 S&P 500의 수익률은 158%에 육박했다. 만일 60 대 40으로 주식과 채권에 분배하는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했다면 그 성과는 두 수익률을 모두 상회하는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마법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주가와 채권 가격 간의 관계가 더 이상 밀월관계를 지속하지 않을 경우 이런 마법은 순간적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조만간 그러한 일이 일어나게 될 수 있다고 걱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 가지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실물경제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연준(Fed)이 투자자들을 손실로부터 보호하는 조치를 더 이상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다.

우선 인플레이션의 귀환 가능성이다. 인플레이션이 동면을 취하다가 갑자기 깨어난다고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미국의 타이트한 고용시장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조짐들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쇼핑과 같은 기술 발전이 여전히 물가에 압박을 주고 있고, 유휴생산력이 낮은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악몽은 채권 수익률 상승과 주가 하락일 것이다.

또 다른 리스크는 연준의 행동이다. 연준은 수조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으로 채권 수익률을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게 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축소되면서 주식과 채권에 미쳤던 긍정적인 효과가 되레 부정적인 효과로 돌아설 수 있다.

이는 채권 수익률에는 상승 압박(채권 가격 하락)을 주고, 주가에는 하락 압박을 주게 될 것이다. 특히 새로운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이 이런 결정을 쉽게 내린다면 시장에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리스크들 중 어느 것도 올해 실현되리라고 확신하지 못하지만 2018년에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증시의 신고가 경신이 깨지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법인본부 이동수 전략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