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가치 장중 1.25달러 선마저 돌파...유로존 수출주에 타격

[초이스경제 조미정 기자] 25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가 열린 날, 유럽 중앙은행이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유럽증시는 전날에 이어 또 추락했다. 전날 미국 므누신 재무장관의 달러 약세 옹호 발언 이후 이틀 연속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가 가파르게 솟구치면서 유로존 지역 수출기업들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일부 기업 실적 부진도 유럽증시 하락을 거들었다.

유럽 주요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럽 금융중심지 영국 런던의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27.59포인트(0.36%) 하락한 7615.84를 기록했다.

또한 유로존에서는 독일의 DAX 지수가 1만3298.36으로 116.38포인트(0.87%)나 떨어졌다. 프랑스의 CAC40 지수도 13.95포인트(0.25%) 내린 5481.21을 나타냈다. 이에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2.19포인트(0.55%) 낮아진 398.60으로 이날 하루를 마감했다.

이날 ECB는 예정대로 통화정책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별다른 정책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월 300억 유로에 이르는 양적완화(자산 매입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도 예정대로 오는 9월까지 이어가고 필요시 확대 또는 연장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유지했다. 이날 ECB 정책 결정만으로 유럽증시를 떨어뜨릴 이유는 없었다.

다만 이날 유로화가치 급등세가 지속된 것이 유럽증시를 괴롭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전날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미국 달러 약세가 미국 경제에 이로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데, 이런 므누신의 발언이 연일 달러 대비 유로 가치 상승을 부추기며 유로존 증시를 짓눌렀다. 게다가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후 “유로존의 성장세가 굳건하다”고 밝힌 것도 유로화 강세를 부추겼다. 이로써 이날 유럽증시가 열리는 동안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도 1.25 달러 선에 이를 정도로 연일 솟구쳤다. 이는 전날의 1.2405 달러 보다 더욱 급등한 것이다. 유로화의 가치가 1.25 달러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일부 기업 실적 부진도 유럽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노디어 뱅크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이익이 43%나 감소했다는 발표를 내놓으면서 4% 이상 추락했다.

영국에서는 롤스로이스와 브리티시항공의 모회사인 IAG가 2%나 떨어졌고 프랑스에선 에어버스가 2.7%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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