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행 불일치가 약달러 지속 요인?...엔화환율은 미국 호황 제대로 반영?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또 추락했다. 전날 FOMC 회의 결과 발표 이후 미국에서는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미국의 경제지표도 호황을 지속하는데도 달러가치가 바닥을 상실한 듯 연일 곤두박질쳐 주목받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경제도 좋지만 다른나라 경제도 좋아지고 유럽중앙은행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긴축카드를 만지고 있는 점이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는데, 이날에도 그런 흐름이 지속됐다.

또한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 포럼에서 “나는 강달러를 선호하고 장기적으로는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한데 이어, 므누신 재무장관도 블룸버그를 통해 “나 또한 장기적으론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발언 했지만, 아직 시장은 이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왜냐면, 트럼프 행정부는 말로만 “강달러 선호”를 외치면서 ‘보호무역주의’ ‘자국우선주의’는 더욱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달러 추락에도 엔-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오르면서 달러 약세 속에서도 달러 대비 엔화가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미국 연준의 매파적 전환 가능성 및 미국 경제 호황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뉴욕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88.63으로 전일 대비 0.55%나 떨어졌다. 그러면서 2016년 3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바닥을 상실한 듯 연일 추락하고 있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이틀간의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1월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나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선 “중기적으로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해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미국에선 향후 금리인상이 빨라질 것이며 3월 금리인상도 유력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기존 85%에서 90%로 올리고 올해 4차례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방송 CNBC도 전날 “미국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을 기존 3차례에서 4차례로 높인다”고 보도한데 이어 이날엔 “이번 주말 비둘기파 연준 의장인 옐런이 물러나고 파월이 연준 의장에 새로 취임하면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 뿐 아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ISM 제조업 지수가 59.1로 월가 예상을 웃돌면서 34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에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측은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무려 5.4%에 이를 것”이라며 미국경제 대 호황을 점쳤다.

하지만 이같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 전망,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연출 전망 속에서도 미국 달러가치는 회복될 기미 없이 계속 곤두박질 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만, 굳이 말한다면, 이날 미국 달러 약세 요인이 있긴 했다. 이날 유로존 최대 경제 강국인 독일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4%로 높인 것은 달러의 최대 상대 통화인 유로화의 절상 요인이자 달러 약세 요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달러는 추락하고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또 뛰었다. 잘 알려진대로 달러와 유로는 정 반대 흐름을 보일때가 많다. 유로는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6대 통화 중 가장 큰 비중(약 60%)을 차지한다. 이날에도 유로는 뛰고 달러는 추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경제도 좋지만 다른 나라 경제가 좋아지는 것 역시 미국 달러 하락요인이다”고 했는데 이날 이런 진단이 맞아 떨어졌다.

이날(한국시각 2일 새벽 5시52분 기준)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2512 달러까지 솟구쳤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각의 1.2413 달러 보다 크게 절상된 것이다.

한편 이날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09.39엔으로 전날 같은 시각의 109.10엔 보다 더 올랐다.엔-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이 높아졌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틀 연속 달러 약세 속에서도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는 나홀로 절하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 연준의 매파적 전환 가능성, 미국 경제 초호황을 엔-달러 환율 만큼은 제대로 반영하면서 미국 달러가치가 마냥 추락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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