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태도가 관건...실적 · KRX 지수 출범 · 한-중 장관회의 등도 변수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지난주 금요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가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이번 주(5~9일) 한국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4일 증권계에 따르면 지난 2일(미국시각)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무려 665.75포인트(2.54%) 빠지면서 2만5520.96으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6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2000년 이후 9번에 불과할 정도다. 같은 날 대형우량주 중심의 S&P500도 2.12%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1.96%나 후퇴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상황은 한국증시의 투자심리를 냉각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국내 증시 상황은 지난주 중반부터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30일부터 한국증시에서 잇따라 매도 자세를 취했다. 지난달 30일부터 2월 2일까지 나흘간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5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매수가 국내증시의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언제 매수로 전환할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팔자는 주로 삼성전자에 집중된 만큼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상황도 밝은 편은 아니다. 지난주 삼성전자는 50대 1의 액면분할을 발표했지만 지난 2일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몰리며 4% 넘게 하락했다.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부정적인 요인들이 긍정적 요인보다 더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크게 긍정적인 요인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영업이익 평균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8% 정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추정치가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에는 시가총액 기준 전체의 54%에 달하는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5일에는 SK텔레콤, 삼성SDS, 6일에는 KT, 효성, 만도, 7일에는 신한지주, CJ E&M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편 오는 5일 출시 예정인 KRX300 지수에 대한 기대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KRX300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우량 종목으로 구성되며 코스피 237종목, 코스닥 68종목 등 총 305종목이 KRX300 지수를 구성하게 된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 내 수혜주였던 코스닥 바이오 기업의 추가 수혜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인데, 삼성전자가 포함된 IT 관련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40.1%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적인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오는 5일 KRX300 지수 발표,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승인 결정이 예상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KRX300 지수 신설 및 2월 셀트리온 이전 상장의 이벤트 핵심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일 한-중 경제장관회의가 이번 주 증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계기로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중국 관련 내수주들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5G 이동통신, 통신장비,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의 이슈가 주목받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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