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올림픽 낙수효과에 신중한 입장...관광 경쟁력이 변수"

▲ 올림픽 자전거 이색 성화봉송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을 앞둔 가운데, 한국은 과연 ‘올림픽 개최국의 저주’에서 탈피할 수 있을까. 과거 올림픽 개최 도시나 국가들은 많은 경비 지출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았던 터여서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의구심이 표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7일(현지시간) “한국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올림픽 효과의 지속성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새로운 호텔 건설, 주택 프로젝트, 공연장 및 인프라 건설 등에 약 120억 달러를 지출했다. 한국 정부는 특히 많은 비중을 도로 및 철도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호텔보다는 아파트를 더 많이 건설하면서 올림픽 낙수 효과를 최대한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평창올림픽과 연관된 부동산 개발 및 인프라 투자가 한국 경제에 가치가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여전히 숨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한국의 재정 건전성에 피해를 줄 수 있고 미래 세대들에게 금융부담을 크게 지울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전했다.

비대칭적으로 많은 투자 자금이 서울과 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를 잇는 고속도로 및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데 사용됐지만, 과연 평창을 비롯한 강원도가 올림픽 이후에 관광자원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지출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보탬이 될지는 한국의 관광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북한과 남한 사이에 조성된 지정학적 영향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중국은 한국이 사드를 배치했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여행객들을 제한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이미 빈 객실이 넘쳐나 고통을 받고 있는 호텔들의 사정을 더욱 악화시켰다. 강원도에 위치한 호텔들을 예로 들면 실적은 더욱 떨어진다. 한국호텔연합회에 따르면 이들이 보유한 전체 객실의 절반가량이 공실이었다.

게다가 한국의 관광 산업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한 수요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비용을 둘러싼 우려, 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받게 될 혜택에 대한 걱정은 올림픽과 관련돼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슈”라며 “이 때문에 부유한 도시들인 오슬로, 뮌헨, 스톡홀름 등도 올림픽 개최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2022년 올림픽 개최를 포기함에 따라 승자는 베이징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미래의 올림픽을 더 적은 비용으로 치르고 이를 재활용하기 위해 '올림픽 의제 2020'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로드맵을 채택하기도 했다. 평창은 새로운 어젠다가 발표되기 이전에 개최지로 결정됐다.

한국은 지난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던 러시아의 소치가 쏟아 부은 500억 달러의 25%도 채 지출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국이 이번 올림픽에 쏟아 부은 예산은 지난해 추경예산 규모를 뛰어넘는 규모이기도 하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법인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