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변동성 높을 땐 보수적 접근 바람직...미국 경제 지표 등 변수 주목"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한국증시가 지난주 급락세로 마무리되면서 이번 주(12~14일)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더구나 오는 15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고민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증권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6% 이상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5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62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다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미국 뉴욕증시가 반등세로 마감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1% 이상 상승하며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다우존스 지수가 330.44포인트(1.38%) 오른 2만4190.90을 기록했고 S&P 500(1.49%)과 나스닥(1.44%)도 동반 상승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주 국내증시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로 원자재, 부동산 등 위험자산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피로 누적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될 때까지는 금리 변화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다소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서서히 종료되고 있는 만큼 이전 같은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하지만 투자자들이 유동성 축소에 대해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예은 연구원은 "금융환경이 변함에 따라 개별종목을 중심으로 한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소재 및 산업재 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증시에서도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불안정이 커질 경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시장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크게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미국 VIX지수는 지난 주말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30선 언저리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예년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이 지수는 20을 웃돌면 변동성 위험이 크다는 것을 가리킨다. 한국판 공포지수인 V-코스피 지수도 지난 9일에는 21.94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0~13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월 들어 급격하게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는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는 현상은 대규모 매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투자자들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경고 신호”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변동성이 상승할 때 최고의 장기 전략은 '매도'라는 조언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변동성이 상승하기 시작할 때 매도할 경우 우여곡절을 덜 겪게 되고, 수익률이 더 나빠지지는 않게 된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높아질 경우 일단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거리에 유혈이 낭자할 때' 매수하는 전략이 안전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조언했다.

한편 이번 주에 발표될 1월 미국의 소매판매와 CPI(소비자물가지수)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금 상승이 미국 내 물가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경우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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