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빅데이터, 클라우드 적용은 셰일가스 상용화만큼 파급력 클 것...유가에도 영향"

▲ 석유 시추 모습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원유 및 가스 채굴 산업에도 첨단 정보기술(IT)이 사용되면서 기술혁신과 비용절감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전통 원유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국제 유가 상승 억제 및 대체에너지 산업이나 전기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영국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내놓은 '원유 산업과 IT의 접목 관련 뉴스'가 눈길을 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3일(현지시각) "주로 소비자를 상대하는 기업들을 위해 사용되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석과 같은 IT 기술들이 에너지 산업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기업들이 유전을 더 정확하게 조준하고 유전의 생산을 최대화할 수 있으며 사업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혁신들로 가능해진 원유 및 가스 생산 증가가 국제 유가에 하락 압박을 줄 것이며, 전기차와 같은 경쟁 기술들에 역풍이 될 것이고, 동일한 방식으로 비용을 낮출 수 없는 정유사들에는 잠재적인 어려움을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도에 의하면 이런 움직임은 석유회사들과 IT 기업들 간의 연합 바람이 불고 있는 데서 확인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에 대형 유전 서비스 회사인 핼리버턴, 쉐브론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비디오 게임용 고성능 반도체를 만드는 엔비디아는 슐룸베르거, 핼리버턴 등 탄성파 정보를 보고 해석하는 기업들과 협업했다.

일년 전에 엔비디아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원유 및 가스 추출과 처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베이커휴즈와 파트너십을 발표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런 신기술들이 원유기업들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현재 세계 최대의 유전 서비스 회사인 슐룸베르거는 작년에 델피(Delfi)라고 불리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출시했는데, 유전 설계 및 시추, 생산량 극대화에 유용하다는 평가다.

슐룸베르거 관계자는 "미국 셰일가스 유전에서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향후 10년 내로 생산비를 40%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이런 IT들을 적극 접목할 경우 원유 및 가스 생산비를 10~20% 낮출 수 있다고 시사했다.

원유 산업의 디지털화는 15년 전에 셰일가스 상용 생산을 가능하게 만든 수평시추법과 수압파쇄법 발전에 버금가는 신기술 혁명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에 따라 슐룸베르거 관계자는 “원유 채굴의 디지털화는 유가를 적당한 수준(대략 60달러)에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이커휴즈는 GE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프레딕스(Predix)를 공유하고 있는데, 프레딕스는 원유 및 가스에 적용할 때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신기술에 가장 주목하는 경우는 북미의 셰일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수천 개의 유전을 통해 원유를 어렵게 시추해야 하는 셰일 기업들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미국 셰일 유전의 8~10% 정도밖에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IT 시스템들은 새로운 유전을 발견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셰일 생산 자동화 여지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 분야 전문가인 애시옥 벨라니는 "현재는 사람이 드릴비트를 조종하지만 점점 컴퓨터로 교체되는 추세이며 오늘날 시추 멤버가 26명 필요하다면 5년 후에는 불과 5명만 있어도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파이낸셜 타임스는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디지털 기술 채택은 커지고 있는 재생에너지, 전기차의 위협에서 원유 및 가스 산업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