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M 교훈?... 車 산업 경쟁력 높이는 계기 삼고...구조조정 당국 분발해야

▲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그동안 한국 자동차 산업, 더 나아가 한국의 제조업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GM의 부실 문제는 이런 한국 자동차 산업과 제조업의 구조적 문제가 곪아서 터져 나온 '부산물'로 여겨진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한국은 노동 유연성이 떨어지고 생산성에 비해 과도한 임금 구조, 여기에 노사 분쟁이 끊이지 않는 관행 등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는 물론 세계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가로 지적돼 왔다.

이런 상태에서 다양한 국가에 분산된 공급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GM(제너럴모터스)이 한국에서 조만간 철수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노사 어느 쪽의 책임을 탓하기 이전에 이미 한국GM은 흔들리는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역시 크게 분발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면서 우리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위기감에도 불구하고 그간 정부와 노사는 협력해서 위기를 돌파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고 선진 업체에 이길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소홀히 한 점은 없는지도 묻고 싶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 자동차 산업이 극심한 점유율 하락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등은 해를 넘겨 노사 협상을 처리할 정도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여기에 한국GM의 경우 경영층의 도덕적 해이 문제까지 불거져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GM은 부진한 실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사로 자금이 흘러가는 구조여서 적자가 누적되고 경쟁력은 향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GM의 가장 큰 해외 사업장이 중국에 있는 만큼 한국 공장은 주력 공장을 보조하는 역할에 불과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힘쓰고 일자리 방어에 최선을 다했어야 할 구조조정 당국은 여태껏 뭘 했단 말인가. 정부와 금융당국, 산업은행 등 GM과 관련있는 당국은 좀 더 빨리 한국GM 대책 마련에 더욱 적극 나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정부 들어 적폐청산 의지는 굉장히 강한 것 같은데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실력발휘가 안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고 싶다.

하지만 서로 남 탓만 하고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는 듯하다.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하던 군산공장을 5월에는 폐쇄하고 인천 및 창원 공장 등에서도 변수가 있다고 하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차라리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사정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함께 들여다보고 냉정하게 앞길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우선 한국GM의 자동차 공장들이 GM의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 위치를 찾아주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울러 노조는 GM 본사와 대화를 강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대책에 협력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를 통해 일자리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경쟁력을 되찾는 일에 서로 협력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노사정 차원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이 부흥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으면 한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현재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사드(고고고 미사일 방어체계) 압박에 따른 후유증 등으로 완성차는 물론 부품 산업까지 존폐 위기에 몰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국GM에서 불거진 문제를 노사정과 같은 사회적 타협으로 발전시켜 전반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 한국은 과거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에서 지금은 6대 생산국으로 내려앉은 데 이어 조만간 그마저도 위태롭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부품 산업 역시 완성차의 침체와 함께 '위기의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와 부품을 포함할 경우 제조업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의 보고'다. 따라서 그 위기는 곧 제조업 전체의 위기로 전파될 수 있다.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되찾는 일이 곧 한국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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