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변호사들이 문제 제기했지만 CBOE는 조작설 일축"

▲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전경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미국증시에서 S&P 500의 변동성 측정도구인 'VIX 인덱스'가 지난 25년 동안 지금처럼 이목을 집중시킨 적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이 변동성 지수는 시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투자자들을 놀라게 한 이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 지수가 조작되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미국 규제 당국인 금융감독청이 VIX 인덱스 조작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혀 그 파장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8일(현지시각) 기사에서 실제로 이 지수가 조작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심층 보도해 관심을 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증시는 VIX 인덱스와 관련된 ETF(상장지수펀드) 상품들이 붕괴되면서 큰 폭락을 경험했고 현재 반등을 모색 중이다. 여기서 VIX 인덱스는 S&P 500의 ‘내재 변동성'을 측정하는 도구를 말하며 내재 변동성은 미국 증시 인덱스의 ‘풋’과 ‘콜’ 옵션의 시장 가격에서 나타나는 변동성을 의미한다.

콜 옵션은 투자자들이 무엇인가를 사전에 합의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고, 풋 옵션은 사전에 합의된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S&P500의 옵션은 이론적으로 투자자들이 증시가 얼마나 상승 또는 하락할지를 알려주게 된다.

VIX 인덱스는 숫자에 불과하므로 투자자들은 VIX 그 자체를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는 없다. 대신 투자자들은 인덱스의 가치에 기반한 선물과 옵션으로 알려진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주커맨 로펌의 변호사들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VIX 인덱스가 조작돼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끼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그 같은 주장이 현실에서 실현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언급한다.

VIX 인덱스를 만들고 VIX 파생상품들이 거래되는 거래소인 CBOE(시카고옵션거래소)의 글로벌 마켓리서치 빌 스페스는 “VIX 인덱스가 장 시작 이전 50까지 상승한 시각은 밤새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시간 동안 발생한 것이고 미국의 정규 거래 시간이 시작되기 전까지 고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이낸셜 타임스는 “CBOE는 VIX 인덱스가 결정되기 이전에 나타난 거래 증가에 대해 아마도 트레이더들이 만기가 다가오는 파생상품시장 내 포지션 헤지를 위한 활동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같은 조작 혐의를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주커맨 로펌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CBOE가 정확하지 않은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다. VIX 인덱스와 VIX 선물, 변동성 거래상품들 사이의 관계를 변호사들이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에도 변동성 지수 조작설이 제기됐지만 이번 경우와 상황이 달랐으며 결국 혐의가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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