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혜훈-김성식, '자동문 한국은행'에 매서운 비판 지속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연 중앙은행 독립의 신뢰를 심을 수 있을까.

이 총재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돼 최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연임 지명을 받았다.

이전 정권이 임명한 인사가 새로운 정권에서 연임하는 경우이므로 순탄한 청문회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회의원 25명 가운데 2014년 임명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 의원이 9명,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명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과연 이 총재의 정책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에서 이 총재에게 “통화정책이 철저히 한국은행의 독자적 판단으로 이뤄졌지요?”라는 유도성 질문을 던지면서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집권 당시 최경환-유일호 경제부총리의 금리인하나 발권력 동원 요구가 없었다는 주장을 배경에 깔고 있다.

그러나 이주열 총재한테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가’들이 소수정예로 기재위에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이혜훈 의원, 김성식 의원은 그동안 국회에서 이주열 총재를 대할 때 한 번도 편하게 넘어간 적이 없다.

유승민 대표는 2016년 6월 박근혜 정권이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국책은행 자본 확충에 나설 때, 당시만 해도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이었으면서도 앞장서 이를 비판했다.

유 대표는 당시 기재위에서 이주열 총재에게 발권력 동원이 “매우 안 좋은 선례”라며 “지금이라도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지 말고 재정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재정에서 커버해준다면 중앙은행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공감했었다. 그러나 이 총재는 곧 바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발권력 동원을 통과시켜, 유승민 대표와의 문답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혜훈 의원과 김성식 의원은 예전 여야로 당적이 달랐을 때도 한은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의기투합한 사람들이다. 이제 당적도 같아져 더욱 효과적으로 공조를 하게 됐다.

이혜훈 의원은 본인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인사인데도, 현재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이 KDI 출신인 현실에 대해 특히 비판의 눈초리를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는 금통위를 포함한 한은 전체가 아니라 이주열 총재 한 사람에 집중하게 된다.

이 의원은 ‘소신 따로, 정책 따로’인 이 총재의 정책 행보를 강하게 질타해왔다. 그는 이주열 총재가 앞서 다섯 차례 금리를 인하하기 직전엔 전혀 다른 얘기를 하다가 전혀 다른 정책 결정을 했음을 지적했다.

2016년 국정감사에서 이혜훈 의원은 “이주열 총재가 '통화정책만으로는 성장세에 한계가 있다'고 발언하자 6시간 후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의 그 유명한(?) '척하면 척'이란 발언이 나왔다”고 개탄했다.

이주열 총재는 국회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자신의 정책이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간주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로 이점이 바른미래당 기재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식 의원의 비판을 자초했다.

취임 후 다섯 번 금리를 내린 것이 제대로 작동해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이고, 돈이 자산시장에만 머물고 다른 고리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김성식 의원은 이에 대해 “이 총재가 취임 당시에는 ‘과다한 가계부채가 민간소비를 제약해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거시경제정책 운용의 폭을 좁힌다’고 비판을 하더니 취임 4개월 만에 두 번이나 금리를 내렸다. 내린 이유에는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한다는 것도 포함됐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의 부진에 원인을 돌리는 이 총재의 태도는 책임전가라고 질타했다.

‘싸울 줄 모르는 총재’라는 덕목 아닌 덕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맹렬하게 검증을 할 것인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그래서 소수에 불과한 바른미래당 경제통들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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