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발언에 '달러 강세 vs 유로 약세'...무역전쟁 우려에 엔화가치 절상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4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비둘기적 발언이 ‘유로 약세 vs 달러 강세’를 유발시켰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면서 미국증시 등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강화되자 전날 아베 사학 스캔들 우려로 하락했던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는 다시 절상됐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89.73으로 전일 대비 0.1%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미국의 2월 임금 상승 둔화와 무역전쟁 우려 여파 등으로 전날까지 사흘 연속 하락하다 이날 가까스로 반등했다.

이날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프랑크푸르트의 한 컨퍼런스에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ECB의 목표치인 2%에 지속적으로 접근하지 못할 경우 양적완화를 지속할 수 있다”고 밝히자 달러의 최대 상대 통화인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세로 전환됐고 그 바람에 달러인덱스는 반등했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2366달러(한국시각 15일 새벽 5시49분 기준)로 전날의 1.2390 달러 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이날 엔-달러 환율은 전날과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전날엔 미국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 또한 절하됐었다. 시장에선 아베 총리 사학 스캔들 등이 엔화가치 약세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날엔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였는데도 엔-달러 환율은 하락하며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도 절상돼 또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06.25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날의 106.58엔 보다 낮아진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낮아졌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이날엔 아베 쇼크가 더 이상 엔화가치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미국발 정치-무역전쟁 우려감이 엔화가치를 절상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대 중국 무역보복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증시가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강해졌고 이런 가운데 글로벌 안전 통화를 대표하는 엔화의 가치는 다시 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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