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의 비둘기 발언 이어 무역전쟁 우려 완화되자 엔화가치 연일 절하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모처럼 숨고르기 흐름을 보였다. 최근 연일 절상된 상황에서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가 부각된 것이 달러투자자들에게 ‘관망 토록’ 했다. 그런데 미국 달러가 약세를 돌아섰는데도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는 전날에 이어 연일 절하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뉴욕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0.13으로 전일 대비 0.06%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다가 6거래일 만에 약보합 마감했다.
이틀 전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 1300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키로 하자 전날 중국 정부도 미국산 농산물 등 106개 품목에 보복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달러가치도 그간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주줌해졌다. 차익매물도 나왔다. 무역전쟁 우려가 커질수록 미국 경제는 물론 금융시장도 악화될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무역전쟁 상황이 아니다”고 밝힌데 이어 커들로 국가경제 위원장이 “협상이 잘되면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가 시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속내를 드러내면서 달러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보합수준에서 시장을 관망하는 수준이었다.
미국 달러가 소폭이지만 약세로 돌아서자 그간 연일 하락하던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모처럼 절상됐다. 이날(한국시각 5일 새벽 5시53분 현재)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2277 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전날의 1.2272 달러 보다 소폭 절상된 것이다.
하지만 이날 달러 약세에도 엔-달러 환율은 106.8엔선 까지 더 올랐다. 이는 전날의 106.62엔 보다 더 상승한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절하됐다는 의미다. 이로써 엔-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2거래일 전엔 105.9엔 선을 형성했었다.
이틀전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일본의 경우 아직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고 밝힌 것이 연일 엔-달러 환율을 밀어올렸다. 게다가 이날 뉴욕시장 오후 들어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된 것도 엔-달러 환율 추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오후의 무역전쟁 우려 완화는 글로벌 안전 통화인 엔화에 대한 매수세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