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최근 이머징 기술주, 과거 원자재주 추락 전철 밟을 수도"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한국과 중국의 기술주 운명이 과거 원자재 주가 추락과 같은 운명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머징시장의 높은 기술주 비중이 기술 섹터의 흔들거림에 대한 노출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원자재 섹터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기술주가 현재 이머징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이머징시장 주가 지수들로 하여금 미국증시 기술주 대규모 매도세에 훨씬 더 노출되게 만들었다”면서 “일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문제로 인한 무분별한 매도세가 아시아 기술회사들에까지 벌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근 기술주의 대규모 매도세로 MSCI 신흥국시장 지수는 1월 26일에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8.4%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S&P500은 7.3% 떨어졌다. 미국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고평가)과 미국 기술 대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 그리고 미국과 중국 간의 잠재적인 무역전쟁 우려가 이같은 흐름을 유발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지만 “투자자들은 가장 밸류에이션이 높은 곳은 미국으로 보고 있다”며 “그들은 페이스북과 알파벳(구글)에 대한 규제 강화 위협이 아시아 경쟁그룹에 왜 타격을 주는지를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 투자자의 지적이 맞다면 아시아 기술 회사들은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면서 “어느 쪽이든 이머징시장에서 증가하고 있는 기술주의 중요도가 투자자들의 방정식을 바꿔 놓았다”고 밝혔다.

보도에 의하면 기술주는 현재 벤치마크인 MSCI 신흥국시장 지수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의 10%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S&P500에서는 기술주 비중이 더 크다. MSCI 신흥국지수에서 가장 큰 4종목(텐센트, 알리바바, 삼성전자, TSMC)의 합산 시가총액은 1.5조 달러에 조금 못 미친다.

MSCI 이머징시장 인포메이션 테크 지수는 지난 2년 동안 거의 74%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 500 기술주는 56% 정도 상승했다. 이 하위 지수들은 1월에 최고가를 찍은 이후 각각 10%, 4.9% 정도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술주의 대규모 매도세는 과거에 원자재 시장의 하락이 타격을 주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다른 국가들보다도 일부 이머징시장에 더 심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술 섹터는 MSCI 코리아 인덱스와 MSCI 차이나 인덱스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MSCI 인디아 인덱스와 MSCI 라틴아메리카 인덱스에서는 각각 16%, 1.3%를 차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한국과 중국 시장의 위험 노출이 크다는 얘기다. 또한 이들 시장의 기술주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운명에 달려있는 형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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