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기업, 은행 매출 30% 깎아먹어...은행들 자구책 마련 부심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빅테크, 핀테크, 네오뱅크 등 IT기업들이 대중고객 대상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은행 등 전통적 금융회사의 시장점유율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추세다. 특히 미국의 경우 아마존 등 IT 기업들이 은행 매출액의 약 3분의 1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 알리바바 등 인터넷 플랫폼 기반 글로벌 IT(빅테크) 기업들이 전통적 금융회사의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했다. IT 기업들은 자사 플랫폼을 통해 이미 상당한 규모의 고객과 관련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고객과의 친밀도도 은행보다 우수한 편이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이머징 마켓에서 IT, 핀테크 업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스마트폰의 확대에 따른 모바일 플랫폼의 확산, 중산층의 급격한 성장, 정부의 우호적 정책 등에 힘입어 IT 기업들의 금융 영향력도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중국 최대 규모의 뮤추얼 펀드를 운영 중이며 메시지 앱'위챗'은 대규모의 결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시티그룹 분석에 의하면 미국은 IT, 핀테크 기업 침투로 인한 위협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은행의 지급결제, 대출, 투자관련 매출액의 약 3분의 1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이 IT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는 호주, 인도, 스칸디나비아 등이라고 시티그룹은 분석했다.

한편 대형은행들은 이에 맞서 IT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 자체 이노베이션 랩 설립, 스타트업 지분인수 등을 추진 중이다.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은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l과 손잡았고 JP모건은 아마존의 젊은 층 대상 예금계좌 개설 협력을 논의 중이다. BBVA, 웰스카고, 시티은행 등은 자체적으로 이노베이션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솔루션 개발과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오유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은행권은 IT 기업들의 시장잠식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구체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