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시아 감산 연장 시사...유가 놓고 미국 vs 사우디-러시아 간 갈등 주목

▲ 중동의 석유 채굴 모습.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20일(미국시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에 태클을 걸었지만 국제 유가는 그래도 올랐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잠재돼 있는 데다 사우디-러시아 등이 감산 기한 연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유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국 정유주의 주가는 고개를 숙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5월 인도분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8.38 달러로 전일 대비 0.1% 상승했다. 또한 이날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74.06 달러로 0.4%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 상승률은 WTI가 1.5%, 브렌트유가 2%에 달했다.

최근 유가가 갑자기 뛰자 트럼프 대통령이 태클을 걸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또 (인위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리는) 그런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해상의 원유를 선적한 배들을 포함해 모든 곳의 원유량이 기록적으로 많은데 유가는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 좋지않은 현상이다. 용납할 수 없는 현상이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지적은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사우디 제다에서 원유 감산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갖고 있던 상황에서 불거졌다. 물론 사우디의 칼리드 알-팔리 석유장관은 “인위적 가격 상승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러시아-사우디 등 주요국 산유국은 감산기한 추가 연장을 시사했다. 그리고 이는 유가를 더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다.

앞서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전날까지 이틀 연속, “국제 유가가 100달러 위로 치솟을 수 있다” “유가가 예기치 않은 수준으로 폭등할 수 있고 이는 경제에 또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뉴스를 계속 쏟아 냈었다. 이에 미국 시장전문지 마켓 워치는 “유가 등 미국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여럿 나타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산유국의 인위적 감산에 따른 유가 급등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의 이런 행보가 향후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날 유가가 소폭 상승한 가운데 미국 정유주의 주가는 하락했다. 정유주의 주가만큼은 트럼프 경고가 먹힌 하루였다.

로얄더치쉘(-0.46%) 쉐브론(-1.13%) 엑손모빌(-0.53%) BP(-0.39%) 등의 주가가 모두 떨어지면서 이날 미국증시 3대 지수 하락을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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