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0일 뉴스관련 '울산이 디트로이트인가' 라는 제목으로 질타해 주목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 부회장 정의선) 노조가 한창 파업을 벌이던 지난 8월20일 KBS 밤 9시 뉴스에선 다소 의아스런 뉴스가 연이어 쏟아져 나온다.

‘현대차 부분파업 돌입’ ‘디트로이트 교훈 되새겨야’ ‘디트로이트 몰락, 미 지자체 파업 도미노’ 등 3개 아이템의 뉴스를 연속 배치, 6분 가까이 중점 보도한다. 뭔가 의미가 있어 보이는 뉴스의 연속 배치다.
 
왜 이런 내용을 대대적으로 내보냈을까. 현대자동차가 파업하면 울산도 디트로이트처럼 금방 망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지금 이 기사를 쓰는 필자도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그 배경이 무엇인지가 몹시 궁금했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KBS노보가 가만있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파업보도와 관련, “노사간 균형감을 잃은 경영자 입장만 대변하고 몰락한 자동차 도시인 디트로이트를 사례로 들며 마치 파업으로 울산 자동차 산업이 무너지고 이어 도시가 몰락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짙게 나타내는 등 논리적 비약이 심한 뉴스였다”고 KBS노보가 꼬집은 것이다.
 
22일 재계와 방송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파업관련 보도에 대해, KBS노조가 발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월20일 보도한 디트로이트 관련 뉴스를 둘러싼 KBS내부 공방이 그것이다.
 
KBS노보와 시청자들에 따르면 이날 뉴스에서 KBS는 ‘현대차 부분 파업 돌입’이라는 보도를 내보내면서 미국 ‘디트로이트 몰락’ 뉴스를 중점 부각시켜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려 3개나 되는 디트로이트 관련 기사를 연이어 내보냈다. 마치 현대자동차가 파업을 계속하면 울산이라는 한국의 자동차 도시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 같은 뉘앙스도 담겨 있는 듯 했다. 적어도 필자가 느끼기엔 그랬다.
 
그러나 이는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KBS노조가 이 뉴스를 문제 삼고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 경영자측의 입장만 대변한 대표적인 기사로 지목하고 노보에 이들 기사를 비판하는 글을 장황하게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라는 재벌관련 기사를 내보내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인 KBS에서 공평성 시비가 일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날의 보도에 논리적 비약이 심했다고 지적, 두고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KBS가 앞으로 현대자동차 등 재벌 뉴스를 내보낼 때 어떤 개선된 자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KBS노조가 현대자동차 파업 당시 내보낸 디트로이트 기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처럼 시청료를 내고 방송을 수신하는 필자에게도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KBS 노조가 8월20일자 디트로이트 뉴스와 관련해 발끈한 배경이 무엇인지를 놓고 시청자인 국민들 상당수는 저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KBS가 왜 그런식으로 보도했지?”하는 의문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노보에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몰락을 단순히 노조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며, 이를 현대차 파업과 연결해 보도한 것은 경총의 입장이나 현대차 파업 관련 보도를 하고 있는 보수신문들의 논리와 거의 같다. 사실 미국 빅3 회사의 몰락은 방만한 조직문화와 대형차위주의 제품군에 변화를 주지 않는 등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 그리고 인구 감소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다”고 적혀있다.
 
노보는 이어 “물론 현대차 파업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합법파업이며 이제 겨우 이틀째 파업인 상태였던 점을 감안할 때 몰락한 미 자동차 도시와 단순 비교했다는 것과 논리적 비약이 심했다는 점에서 균형감을 심각히 상실한 무리한 보도였으며 파업은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구태를 재연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KBS 노보에 실린 내용이다.
 
최근 대내외적으로 편파, 불공정 시비로 홍역을 앓고 있는 KBS 뉴스가 현대차 파업소식을 전하면서또 한 번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어제(20일) KBS 9시 뉴스에서는 ‘현대차 부분파업 돌입’ ‘디트로이트 교훈 되새겨야’ ‘디트로이트 몰락,미 지자체 파산 도미노’라는 3개의 아이템을 연속 배치하며 6분가까이 중점 보도했다.
 
문제는 현대차 파업보도가 노사간 균형감을 잃은채 경영자 입장만 대변하고, 몰락한 자동차도시인 디트로이트를 사례로 들며 마치 파업으로 울산 자동차산업이 무너지고 이어 도시가 몰락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짙게 나타내는 등 논리적 비약이 심했다는 것이다. 데스크 분석 “디트로이트 교훈 되새겨야‘ 기사의 한 부분이다.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몰락을 단순히 노조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며, 이를 현대차 파업과 연결해 보도한 것으로 경총의 입장이나 현대차 파업 관련 보도를 하고 있는 보수신문들의 논리와 거의 같다.
 
사실 미국 빅3 회사의 몰락은 방만한 조직문화와 대형차위주의 제품군에 변화를 주지 않는 등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 그리고 인구 감소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다. 단순히 노동조합의 도덕적 해이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현대차 파업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합법 파업이며 이제 겨우 이틀째 파업인 상태였던 점을 감안할 때 몰락한 미 자동차 도시와 단순 비교했다는 것과 논리적 비약이 심했다는 점에서 균형감을 심각히 상실한 무리한 보도였으며 파업은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구태를 재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보도본부는 왜 타사와는 달리 파업 첫날 무리한 논리를 전개해 가며 현대차 파업 보도를 했을까?
 
혹여 최근 세제개편 파동과 전월세 난 등 서민들의 불만과 불안 부분을 귀족 노조 탓으로 돌리려는 정권의 의도를 반영한 것은 아닌가? 노동조합은 사실이 아니길 바라며 추후 노동관련 이슈를 어떻게 다루는지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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