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등 빨리 보완해 재벌 갑질 재발 막을 방법 서둘러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최근 대한항공 직원들이 거리로 나왔다. 가면을 쓴 채였다. 또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들의 목소리는 다양했지만 거리로 나온 이유는 간단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외치려는 게 그 이유였다. 직원들은 조양호 회장 일가가 모두 경영에서 손을 떼었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의 손엔 다양한 팻말과 구호가 들려 있었다. “조양호 아웃” “조양호는 퇴진하라” “조씨 일가는 전원 물러나라”는 것 등이었다.

일부 승무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조씨 일가가 숨을 죽이고 있지만) 나중에 보복을 당할까봐 두렵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일부는 “나중에 조씨 일가의 갑질이 또 재발될까봐 두렵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집회현장에는 일부 임원이 나와 있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이 소식을 듣고 가면 뒤의 얼굴, 가면 뒤의 목소리가 밝혀질까봐 두려워하는 직원이 있었다는 얘기도 집회 현장 주변에선 나돌았다고 한다.

▲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조씨 일가의 갑질이 얼마나 끔찍했으면 저렇게 가면을 쓰고라도, 가면 뒤의 얼굴이나 목소리가 탄로날까봐 두려움에 떨면서도 집회현장에 나왔을까 하고 생각하니 정말 “갑질 없는 세상은 오지 않는 것일까”하는 막연함 마저 느껴진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갑질 추방”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갑질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있다. 그러나 그들 만의 힘으론 역부족이다. 물병 갑질에 대한 경찰 수사도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조현민 전무에 대한 영장신청마저 거부됐다고 한다.

하지만 갑질을 근절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항공 조씨 일가를 처벌할 공권력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사현장 갑질 동영상 등과 관련해 조양호 회장의 부인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관세청의 대한항공 3모녀에 대한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조씨 일가가 그간 잘못한 게 있다면 이 기회에 엄격한 법의 심판이 있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민들의 조씨 일가 퇴진 주장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기회에 국적 항공사에 대한 모든 감시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상법을 바꿔서라도 소수 지분으로 거대 기업을 좌지우지하며 갑질하는 행태를 끊어내야 한다고 본다. 조씨 일가를 감시할 경영체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법을 바꾸기 위해 정부가 나서고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더 이상은 대한항공 직원들이 오너 일가의 갑질 때문에 두려움에 떨도록 방관해선 안된다고 본다. 이는 비록 대한항공만의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갑질하는 대기업이 대한항공 단 하나는 아니라는 게 노동계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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