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기업이 전기를 무단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회장 이건희)과 LG(회장 구본무), 현대기아차(회장 정몽구) 등이 그들이다.

특히 삼성을 비롯한 일부 기업은 지난 여름 절전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등 전기사용에 모범적 행동을 한 것으로 인식됐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참으로 겉 다르고 속 다른 재벌들이다.

23일 한국전력공사와 국회에 따르면 재벌 대기업 등이 최근 10년간 전기를 무단 사용하거나 다른 용도로 이용하다가 적발돼 물어낸 위약금이 무려 157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무단사용의 앞자리엔 삼성, LG, 현대-기아자동차 등 우리나라 초대형 대기업이 자리해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한국전력공사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3년 8월까지 전력사용 계약을 위반한 규모는 총 9만3091건으로, 이로인한 위약금액수도 157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보면 ▲종별위반 5만9315건(921억원) ▲무단사용 및 증설 2만6794건(443억원) ▲사용시간 등 기타 5706건(164억원) ▲계기조작 1276건(43억원) 등이다.특히 대기업에선 연구시설, 사무실 등 일반용 전기를 사용하는 곳에서 산업용 전기를 쓰다 적발돼 납부한 위약금이 293억원에 달했다.

이중 삼성 계열사 6곳이 납부한 위약금이 291억원으로 가장 커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은 그간 전기사용 모범 행위를 많이 보여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 다음으로 위약금을 많이 낸 곳은 LG(3200만원), 현대기아자동차(2400만원), CJ(2100만원) 등의 순이었다.

김 의원은 “주요 대기업의 경우 이미 원가 이하의 산업용 전기로 많은 혜택을 보면서도 일반용 전기를 사용해야 할 곳까지 산업용 전기를 써 수백억원의 이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올 여름 전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자 지난 6월 사무실 온도 28도 유지, 조명 70% 소등 등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대책을 내놓고 실천했었다.

특히 삼성은 사무실 건물 평균 20% 이상을 절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피크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실내 온도를 28℃로 상향 조정하고, 조명 70% 소등 등 공공기관 수준에 버금가는 절전을 추진해 눈길을 끌었었다.  아울러 올 여름엔 하계휴가를 전력난이 특히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5일에서 30일까지 4주간에 걸쳐 계열사별로 분산 실시하는 등 전력 절감에 남다른 애를 써 칭송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런 굴지의 기업에서 전력 부당사용 위약금을 가장 많이 낸 것으로 확인되자 보는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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