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 배우는 경영 통찰력<시리즈 58>...티파니의 교훈

▲ 김병희 교수

[초이스경제 외부 기고=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PR학회 제15대 회장] 모든 인간은 유일한 하나의 존재다. 세상에 비슷한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똑같은 사람은 없으니 ‘단 하나의 나’만 있을 뿐이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윤을 추구한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자들은 이윤 추구라는 목표를 위해 ‘단 하나의 나’의 개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획일적인 업무 지시를 해야 하고, 성과를 요구해야 할 때가 많다.

그런데 직원들은 모두 겉으로만 따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니, 경영자들은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주의 체제나 군부독재 시절에는 국가가 하나하나의 나인 국민을 어떤 틀에 가두고 획일적인 생각을 강요하기 까지 했었다. 그들의 개성이나 스타일을 살려주면 즐겁게 일하는 방법은 없을까? 명품 브랜드인 티파니 광고 캠페인에서 작은 단서를 찾아보자.

▲ 위 2컷 '엘르 패닝' 편, 아래 2컷 '조 크라비츠' 편. /사진=김병희 교수

패션 명품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티파니(Tiffany & Co)는 2017년에 ‘단 하나의 나(There’s Only One)’라는 주제로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스타일과 창조적 힘은 한 개인과 만났을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는 브랜드 스토리를 개성이 다른 6명의 인물과 연결시켰다. 창의적인 예술가 6명의 인물 사진은 세계적인 패션 사진작가 이네즈 앤 비누드(Inez & Vinoodh) 듀오가 촬영했다. 광고의 구조는 티파니 제품을 착용한 인물 사진을 제시하고, “단 하나의 나(There’s Only One)+ 사람 이름)”라는 카피를 덧붙이는 형식이다.

‘엘르 패닝’ 편에서는 미국의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는 세계적인 여배우 엘르 패닝(Elle Fanning, 1998~)이 등장한다. 그녀는 언니인 다코타 패닝과 함께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연기와 모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아이엠 샘>(2001)에 아역으로 출연하면서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했는데, 언니와 함께 할리우드 요정 자매로 명성을 얻었다. 이 광고에서 매력적인 금발머리를 우아하게 소화한 그녀는 베스트셀러인 티파니 키를 더욱 빛냈다.

‘조 크라비츠’ 편에서는 가수, 배우, 모델로 다방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조 크라비츠(Zoë Kravitz, 1988~)의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그녀는 155cm라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영화 《사랑의 레시피》(2007)로 데뷔한 이후 다방면에서 활동한 결과 이제는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만들어낸 독보적인 캐릭터를 바탕으로, 이 광고에서 그녀는 티파니 하드웨어 컬렉션을 대범하게 소화하면서 도도하고 자신감 넘치는 자태를 보여주었다.

▲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캐머런 러셀' 편, '애니 클라크' 편, '데이비드 홀버그' 편, '자넬 모네' 편. /사진=김병희 교수

‘캐머런 러셀’ 편에서는 세계적인 슈퍼 모델인 동시에 환경운동가인 미국 출신의 캐머런 러셀(Cameron Russell, 1987~)이 지면을 압도한다. 큰 키를 무기 삼아 속옷 모델로 명성을 얻은 그녀는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눈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내 말을 믿어라. 나는 모델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16살 때부터 모델로 활동했던 그녀는 이 광고에서 티파니 T투 반지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손색없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애니 클라크’ 편에서는 2014년의 내한공연을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음악가 애니 클라크(Annie Clark, 1982~)가 인사한다. 그녀가 솔로로 주도한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 프로젝트는 우리시대에 가장 첨단에 가까운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는 삶에서 지속적으로 경험해본 사실을 표현하는 것이 자신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며, 그것이 예술이라고 했다. 그녀는 이 광고에 출연해 티파니 빅토리아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더욱 생생하게 빛내주었다.

‘데이비드 홀버그’ 편에서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데이비드 홀버그(David Hallberg, 1982~)가 등장했다. 10살 때부터 재즈와 탭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러시아의 볼쇼이 극장 사상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제1 남자무용수 계약을 맺으며, 세계의 무용계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자신이 춤을 얼마나 잘 추는지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는 늘 최고의 발레리나를 꿈꾸었다고 한다. 광고에 출연한 그는 티파니 패션의 현저한 아름다움을 구현했다.

‘자넬 모네’ 편에서는 2017년에 국내에 개봉된 영화 <히든 피겨스>의 주연을 맡아 우리에게도 친숙한 여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자넬 모네(Janelle Monáe, 1985~)가 응시한다. 그녀는 <The Arch Android>, <The Electric Lady>라는 두 장의 앨범으로 대중음악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앨범 <Dirty Computer>(2018)를 발표해 21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그녀는 티파니 클래식 하트 펜던트를 바탕으로 시간을 초월한 혁신적 스타일을 선보였다.

두루 알다시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티파니는 1837년 뉴욕에서 탄생하였다. 벌써 180년이라는 브랜드 역사를 지닌 셈이다. 패션, 파인 주얼리, 하이 주얼리, 웨딩 주얼리, 시계를 비롯해 다이아몬드의 권위자, 세계 최초의 웨딩 링 티파니 세팅, 아이코닉한 블루박스 등으로 널리 알려져 사랑받는 주얼리 브랜드가 되었다. 전 세계 28개국에 3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했고, 한국에는 1996년에 제1호점을 열었다.

‘단 하나의 나’ 광고 캠페인에서는 개인의 힘과 개성 및 자기표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환기하고 있다. 티파니의 최고예술관리자(Chief Artistic Officer)인 리드 크라코프는 이 캠페인을 기획하면서 티파니의 핵심 가치는 창의성, 열정, 긍정성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이 광고 캠페인에서는 광고에 등장한 인물들의 독창적인 스타일도 주목을 끌었지만, 사람들에게 ‘단 하나의 나’가 누구이며 자신만의 스타일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여러 예술 작품에서도 인간을 외로운 존재로 묘사하며 ‘단 하나의 나’를 강조한다. 결혼식 축가로도 널리 알려진 이재훈의 노래 <단 하나의 사랑>(2004), 일본 NTV의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たったひとつの恋)』(2006), 은희경의 소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2014), 한국어로 시를 쓰는 일본 시인 사이토마리코(齋藤眞理子)의 『단 하나의 눈송이』(2018) 같은 작품에서는 한결같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 무엇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자들도 이제 ‘단 하나의 나’에 알맞은 맞춤형 업무 지시를 해야만 더 좋은 업무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보다 더 깊이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도 물어보자. 나의 어떤 부분이 ‘단 하나의 나’를 말해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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