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갤런 당 3달러 땐 극복 가능하지만 4달러 되면 힘들 것"

▲ 석유 시추기 모습.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오는 여름에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미국 운전자들은 70달러라는 국제유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항공사 등 미국 기업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4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마켓 뉴스 데일리' 에 따르면 13일(미국시각) 나온 주요 외신 기사 중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한 국제유가와 미국 경제 분석 기사가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가솔린 소매가격은 갤런 당 3달러로 상승 중이다. 최근 3년 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지난 주말 전국 평균은 2.86달러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등에서는 가솔린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24%, 17% 상승하며 이미 3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한편 금리인상 압박도 줄 수 있다. 또한 택시회사와 항공사, 운송회사는 물론 다른 대형 소비자들에게 압박을 주기 때문에 미국의 성장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 결과 올해 국제유가가 평균 2.96 달러를 기록한다면 다른 지출에서 연간 380억 달러가 빠져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1월 추정치 200억 달러에서 상향조정된 수치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유가상승으로 인해 올해 감세에 따른 추가 실수령액의 약 3분의 1 정도가 날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016년 한때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가솔린 가격이 갤런 당 1달러로 하락했었지만 이러한 시대는 끝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진단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 여름 유가 전망을 2.90 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작년 여름 대비 50%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에서 에너지가 갖는 중요성이 커지면서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 중 일부는 희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미국의 가솔린 생산은 주간 기준 1070만 배럴로 사상 최대수준에 도달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수출되고 있다.

연료비 추적 어플업체의 한 애널리스트는 “3달러는 낮은 울타리와 같아 마음먹으면 넘을 수 있지만 4달러는 쥬라기 공원의 전자 울타리와 같아 그걸 넘을 수는 없다”고 이 매체에 강조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2008년에 기록했던 4.11달러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 유가가 상승세인 가운데서도 수요는 작년에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이며 미국 경제가 수요 충격을 감당해낼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일부 소비자들이 연비가 좋은 자동차라는 점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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