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본격화되기 전 2014년의 배럴당 80달러 수준에 근접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제유가가 어느덧 2014년 11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가는 15일 오후 2시15분(한국시간) 현재 배럴당 78.28 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11월 말의 수준과 비슷하다.

국제유가는 그해 6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를 지속하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와 함께 석유 공급과잉이 시작됐다.

2016년 초에는 브렌트유마저 배럴당 3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었다. 지난해 6월까지는 배럴당 40~60 달러 범위를 유지했다.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국의 감산 합의에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정이 더해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 중동의 석유 채굴 모습. /사진=AP, 뉴시스

금융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유가 상승은 증시 호재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급격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원론적으로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중앙은행들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는 유가와 농산물을 제외하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지 않는 두 종류의 재화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이 통화정책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14년 이후의 저유가 시대에서 보듯, 유가 등락은 다른 재화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근원인플레이션의 편제 대상이 되는 재화의 가격도 유가에 따라 등락을 하는 것이다.

로이터는 15일 기사에서 브렌트유가가 올 들어 17% 상승했지만, 현재로서는 증권시장에 긍정적인 상태라고 분석했다.

스미토모 미츠이 자산운용의 이치가와 마사히로 수석전략담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 상승이 현재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증권시장에 커다란 부정적 요인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다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 폐기를 선언해 지정학적 불안정 요인이 겹치고 있다.

로이터는 OPEC가 이미 석유공급과잉이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을 활성화하는 요인이 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한 때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대량 생산을 지속한 것은 미국 셰일산업의 채산성을 저해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국가경제가 유가에 크게 좌우되는 한국으로서는 현재의 유가상승 추세를 깊이 있게 분석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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