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리 올리려는데 "경기 침체 초입"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겸하고 있는 김광두 서강대학교 석좌교수의 한마디가 금융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기는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 김광두 서강대학교 석좌교수.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는 이례적으로 강한 발언을 내놓았다.

한은은 곧바로 “총재발언이 원론적인 얘기”라는 해명자료를 내놓았지만 한국은행에 평생을 봉직해 온 이주열 총재의 저런 발언은 보도자료 한 장으로 씻겨 내려갈만한 것이 아니었다. 이주열 총재는 4년 임기를 한 차례 마치고 연임까지 한 마당이어서 ‘부임한지 얼마 안 돼 통화정책의 속성을 잘 몰라서 한 얘기’라는 식의 변명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더욱이 미국과의 금리역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 분명해 한은은 선택의 여지없는 긴축 국면으로도 몰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지난 3월을 포함해 올해 4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이번 주 들어 매일 크게 높아지고 있다. CME그룹의 Fed와처프로그램은 이 가능성을 15일 50.9%로 집계한데 이어 16일에는 54.3%로 더욱 높였다.

이러한 때 김광두 교수의 발언은 한은을 제법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김 교수는 학문적 이론과 실제 정책의 접점 지대에 서 있는 사람으로 평가된다.

이색적인 것은 김 교수가 정치·정책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때 더 크게 중용될 뻔했다는 점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 과정에서 경제정책의 좌장 역할을 했고, 정권 출범 후에는 경제부총리 후보로도 거론됐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임기가 지속되면서 점점 그의 이름은 정책관련 뉴스라인에서 사라졌다. 어쩌다 한번 등장할 때는 비판의견을 던지면서 오히려 정권과 거리를 멀리 했다.

미련을 못 버리다 무너지는 정권과 운명을 함께 한 사람들과 차이를 갖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과정의 초기에 김 교수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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