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렉시트' 우려 속에 2500억 유로 부채 탕감 요구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단어가 브렉시트라면, 3년 전의 그렉시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했다. 브렉시트는 영국 한 나라가 EU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다. 그렉시트는 그리스 한 나라의 탈퇴가 단일통화 체제인 유로존 전체의 와해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였다.

현재 이탈리아가 초래하고 있는 논란은 그렉시트와 더 비슷하다. 

브렉시트와 달리 그렉시트는 유로존 유지가 관건이었다. 최근 이탈리아에 관한 금융시장의 우려도 마찬가지다. 포퓰리스트 정당의 집권이 유력한 이탈리아에서 똑같은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 벌써부터 ‘이탈렉시트(Italexit)’라는 단어가 금융시장에 등장했다.

지난 3월 총선에서 승리한 5성운동과 극우동맹은 유로존 탈퇴를 시도하는 모습을 간간이 보이고 있다. 굳이 감추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비슷한 점이 또 하나 있다. 유로존 탈퇴를 강조하면서 이탈리아의 부채 감축을 요구하는 것이다.

폴리티코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언론에서 차기 총리로 거론되고 있는 5성운동의 알폰소 보나페데는 16일(현지시간) 유로체제가 아니라 이탈리아에 대한 구조조정 요구를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체제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EU의 다른 국가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대화하는 것이지 도덕 강의를 듣거나 어떤 우월한 국가의 정치적 압박을 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이탈리아 5성운동의 알폰소 보나페데. /사진=알폰소 보나페데 페이스북 페이지.


보나페데는 올해 42세로 5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의 정치적 동맹자다. 그는 해결사라는 명성을 얻은 결과, ‘미스터 울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스터 울프는 1990년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펄프 픽션’에 등장하는 윈스턴 울프라는 인물로 하비 케이틀이 연기했다. 실수로 사람을 죽인 존 트라볼타와 새뮤얼 잭슨을 돕기 위해 타란티노의 집에 나타나는 인물이다.

보나페데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EU가 이탈리아에 부과한 긴축정책은 내부수요와 투자, 고용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EU가 민주절차가 아닌 관료주의에 지배되고 있으며 유럽의회가 더 많은 힘을 가져서 유럽대륙의 진정한 입법기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5성운동과 극우동맹이 연립정부 구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럽중앙은행(ECB)에 2500억 유로의 부채 탕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나페데는 “부실해지고 있는 이탈리아 은행들의 대출 뿐만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은행들의 부실자산에 대해서도 동일한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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