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원자재 랠리에서 구리만 소외...무역갈등 등에 따른 우려 여파"

▲ 중국의 구리 공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정동근 기자] 세계 증시,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구리 값만 유독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자자들이 보호무역 가능성이나 중국·일본·유럽의 경기둔화 징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마켓 뉴스 데일리' 에 따르면 22일(미국시각) 나온 주요 외신 기사 중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한 세계 원자재 시장 긴급 동향이 특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들어 구리 가격은 4.9% 하락했다”며 “이는 무역전쟁 가능성에 더해 중국 및 일본, 유럽 지역의 경기둔화 징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WSJ 마켓데이터그룹에 따르면 구리는 지난 2016년 연초를 제외하면 23개의 원자재들을 묶어 놓은 S&P GSCI 인덱스에서 지난 20년 동안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가와 원유 등 시장이 반등했음에도 구리 가격이 둔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할 만한 신호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무역전쟁과 관련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의 합의에 따라 구리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도 없지 않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무역전쟁을 연기시켰다”고 말했고,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은 2.2%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중국과 일본의 최근 경제지표는 구리 가격 하락의 우려를 악화시키고 있다. 중국의 건설경기는 지난 1~4월 동안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7.4%에 못 미치는 7% 상승하는데 그쳤다. 중국은 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경제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본 역시 올해 1분기 민간 소비 약세 및 기업의 투자 부진을 보여 28년 만에 성장세를 멈추게 됐다. 유럽의 경제 성장도 1분기 1.7%로 둔화됐다. 이는 미국의 2.3% 성장과 비교되는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으로 구리 투자에 대한 매력이 감소한 것도 이유”라며 “유가 상승 및 구리의 초과공급에 대한 우려 또한 구리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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