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ECB 지원 거부-디폴트 선언-경제위기 유로존 확대 順 가능성"

[초이스경제 정동근 기자]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이탈리아 새 정부와 유럽연합 및 유로존의 갈등이 한층 깊어진다면 최악의 상황까지 맛볼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나리오가 나왔다.

24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마켓 뉴스 데일리' 에 따르면 23일(미국시각) 나온 주요 외신 기사 중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한 이탈리아 국채시장 긴급 동향이 특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탈렉시트(Italexit)는 규모 측면에서 그렉시트(Grexit)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 “과연 이탈리아의 새로운 정부가 이 같은 위기를 촉발할지, 그 이후 결과가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예상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 이탈리아 밀라노의 은행. /사진=최미림 기자

#1. 악화일로를 치닫는 갈등 
▶ 이탈리아 포퓰리스트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당의 새로운 경제정책은 유럽연합 및 유로존과 갈등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 지출 확대, 감세, 그리고 유로존의 재정 및 통화 규칙에 대한 공격이 그것이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 이미 경고를 보냈다. 
▶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는 이에 대해 “빈곤, 위태로움, 그리고 이민에 대한 방침을 계속하자고 공약하지 않았다. 이탈리아가 먼저다!”라고 맞받아쳤다.

#2. ECB 지원 거부
▶ 이탈리아의 새로운 정부가 규칙을 깬다면 ECB(유럽중앙은행)은 도움을 줄 수 없다. 2017년 기준 외국이 보유한 이탈리아 국채는 6860억유로에 달한다. 
▶ 한발 더 나아가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지난 3월 ‘Target2’ 시스템에서 독일 중앙은행에 추가로 4430억달러를 더 빌렸다. 
▶ 현재 유럽중앙은행제도(ESCB) 내에서 채무자와 채권자의 위치가 2012년 위기 당시의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3. 이탈리아 유럽연합 탈퇴 후 디폴트 선언
▶ 갈등이 충돌로 이어지면 금융 불안정성에 따라 이탈리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무기를 꺼낼 수도 있다. 
▶ 유럽연합에서 탈퇴 후 디폴트마저 선언한다면 그 피해는 막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인 영향을 넘어 경제적으로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탈렉시트(Italexit)는 그렉시트(Grexit)보다도 훨씬 더 위험하다.

#4. 유로존 탈퇴 
▶ 총리 제안을 받은 지우세페 콘테가 정부를 이끌며 한발 물러설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정책을 고집해 부채 압박에 따른 은행들의 도산이 야기된다. 
▶ ECB의 지원이 없다면 이탈리아 외부 자금의 송금이 제한되거나 현금 교환이 제한될 수 있다. 이탈리아는 실질적으로 유로존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5. 이탈리아 내부의 자본, 인력 유출 
▶ 유로존 탈퇴는 엄청난 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이때 이탈리아 정부는 물러설 수도 있다.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기에 수년이 걸린다. 
▶ 이탈리아 정부는 경제추진 모멘텀을 잃고 역행하게 될 것이다. 자본, 인력, 그리고 기업의 유출이 극심해진다. 
▶ 선거로 훨씬 더 급진적인 정부가 출현하거나 또는 최악의 경우 이탈리아의 단결이 의심받게 될 처지에 몰릴 수 있다.

#6. 경제위기 전체 유로존으로 확대
▶ 장기간 위기가 지속된다면 이것이 이탈리아에만 국한될까.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주변 다른 국가들은 심각한 위기에 쉽사리 영향을 받는다. 
▶ 스페인도 ECB의 Target2 시스템에서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주목한다면 유로존이 받을 압박도 쉽사리 상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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