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가 신흥시장 혼란 부추겨...파이낸셜 타임스

[초이스경제 정동근 기자] 전세계 신흥국 시장이 경제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이 아니라 대차대조표 축소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1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 자료에 따르면 10일(미국, 유럽시각) 나온 주요 외신 기사 중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한 미국 국채시장 긴급 동향이 특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금 연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주된 논쟁은 올해 금리를 3차례 혹은 4차례 인상할지 여부”라며 “하지만 이머징 시장의 혼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다. 상황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양적완화의 정반대 개념이다. 신규 국채 매입을 줄여 달러 감소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양적축소라고 부를 수 있다. 지난 9년 동안 연준은 미국 국채 신규 발행분의 30%를 매입해왔다. 대차대조표 축소로 이를 중단하면 국채 가격은 하락(이자율 상승)하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면서 미 국채가 예상보다 더 발행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며 “실제 향후 2년 동안 2.34조 달러의 미 국채가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국채 발행을 소화하려면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로 달러가 증발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달러 유동성 경색을 유발하고 있으며 특히 이머징 시장에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매달 200억 달러 규모가 대차대조표 축소로 흡수되고 있는 중”이라며 “지금도 문제인데 이 속도는 2019년 매달 500억 달러, 즉 2019년 12월까지 모두 1조 달러의 유동성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달러 유동성 경색으로 글로벌 경제 회복이 갑작스럽게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달러 채권시장에서 위기가 불가피하다”며 “이머징시장 자산에 대한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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