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이 공정위 압수수색...이번 계기로 전반적인 정경유착 근절해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을 보면 대부분 공통점이 하나 있다. 취임 초기에는 경제민주화를 외친다. 재벌개혁도 외친다. 일감몰아주기를 뿌리 뽑고 납품가격 후려치기도 근절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정권 말에 이르면 재벌 개혁은 온데간데 없다. 재벌 특혜만 남았을 뿐이다. 재벌 오너나 2~3세들은 죄를 지어도 쉽게 풀려났다. 사면장사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감옥간 재벌 오너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사면됐다. 유전무죄라는 더러운 관행도 생겼다. 지금도 이런 잔재는 완전 청산되지 못했다. 아니 적폐청산을 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문재인 정부의 어깨가 무겁다. 재벌 적폐 청산을 하려고 칼을 뺐는데 갈수록 태산이다. 죄지은 재벌만 벌주면 적폐가 청산될 줄 알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정경(정부-경제계) 유착이 더 문제다. 공무원과 공공기관이 뒤에서 재벌 또는 민간업자와 짜고 해먹는데 재벌만 다스리면 무얼 하냐는 비아냥이 쏟아진다.

▲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압수 수색. /사진=뉴시스

검찰이 지난 20일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재벌 적폐를 뿌리 뽑아야 할 공정위가 일부 재벌을 봐주고 재벌에 이상하게 취업하고 이런저런 적폐를 비호한 혐의다. 이번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면 공정위가 발칵 뒤집히는 것은 물론 주요 재벌이 다칠 수도 있다는 추측마저 나올 정도다.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간 우리는 공정위에게 재벌개혁은 커녕 고양이 한테 생선 맡긴 꼴을 목격하게 될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정경유착 의혹을 받는 곳은 공정위 뿐이 아니다. 최근 관세청은 인천공항 직원들을 물갈이 했다고 한다. 한진그룹 오너와 유착 의혹을 받는 사람들을 교체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대한항공 오너 갑질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국토부와 대한항공 간 일부 유착 의혹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전 정부 시절로 기억된다. 한 자동차 회사의 연비사기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시 경제부처간 이 자동차 회사의 연비 의혹을 놓고 의견 충돌을 벌인 일이 필자의 기억에 생생하다. 왜 특정 기업이 벌인 의혹을 놓고 부처 간 충돌이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느 한쪽은 특정 재벌 편을 드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갔다.

정부만 정경유착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의 적폐도 문제다. 최근 검찰은 한국전력 일부 임직원을 구속했다. 특정 사업자를 봐주고 뇌물을 주고 받은 혐의다.

그러나 지금 나열한 정경유착 의혹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재벌을 감시해야 할 당국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데 경제적폐 청산이 이뤄질리 만무하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할 일은 명확해졌다. 재벌 개혁을 저해하는 공무원부터 물갈이하자. 그간 정경유착으로 재벌을 비호했던 공무원들은 단호히 조치하자. 재벌 개혁은 결단력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정부와 재벌이 뒷거래를 하는 일부터 차단하자. 그래야 재벌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을 솎아낼 수 있다. 경제가 바로 서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양극화도 사라지게 된다. 적폐청산에 주력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정경유착까지 확실히 뿌리 뽑아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려면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고 응원한 것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최근 참여연대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위원회를 향해 “일부 기업 분식회계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라”고 외친 것도 정부를 못 믿겠다는 증거 중 하나다. 정부 클리닉이 필요한 이유는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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