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경제는 전년대비 성장률이 떨어지는 이른바 트렌드의 둔화도 문제지만 그보다도 전분기 대비 성장률 하락 즉, 성장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를 더 불안케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성장률을 보는 관점은 전년동기 대비 트랜드를 보는 것과 전분기 대비 성장 속도를 보는 것 두 가지가 있다”고 전제, “경기변동을 볼 때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보는 게 바람직한데 현재 우리의 전 분기 대비 성장률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올 2분기에 1분기 대비 0.4%밖에 성장하지 못했고 3분기에도 전 분기대비 성장률이 빠른 속도로 둔화되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며 “이는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KDI에 따르면 현원장의 지적대로 생산 소비 투자 수출 고용 등 주요부문에서 빠른 속도로 열기가 식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산업생산측면에서 보면 광공업생산의 경우 5월엔 전월대비 1.3%증가했던 것이 6월엔 마이너스 0.4%의 성장률을 기록, 그 지수가 급속히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도 전월대비 큰 폭으로 하락, 향후 경기여건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또 6월중 소비판매액 지수도 전월(2.2%)에 비해 크게 둔화된 0.6%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전월대비로는 0.5%감소했다고 KDI가 밝혔다.
 
투자부문에서도 빨간불이 켜지기는 마찬가지. 수출둔화여파로 6월중 설비투자 감소세가 확대된 가운데 특히 건설부문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투자만 놓고 보면 지난 3년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다 올들어선 허가가 늘어나는데도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현오석 원장는 건설회사들이 허가만 받아놓고 투자를 미루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은 해외수요 부진 및 전년도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여파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대부분 지역에 대한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고용부문은 숫자만 보면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월중 전체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전년동월대비 4.7%증가해 전월(4.4%)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질이 문제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상용직보다는 임시직 비율이 늘고 있고 50대 이상 자영업자 취업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기 때문이다.
 
다만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유가가 안정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오석 원장은 국제 곡물가가 물가에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우리의 성장에 필요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그 성장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전향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