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로 가치주 저평가

▲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전경.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외면받았던 가치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투자신탁회사인 슈로더(Schroders)는 11일 "지난 10년 동안 저성장, 저금리로 성장주가 유리했지만 주된 역풍들이 약해지거나 심지어 반전되면서 현재 가치주와 성장주 사이에 엄청난 밸류에이션 갭이 존재한다"며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시장 상황 변화를 자각하고 가치주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슈로더는 많은 연구자료를 토대로 "가치주가 장기간 성장주를 아웃포펌(기준치보다 주가가 더 오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규모나 또는 지리적인 집중과 관계없이 가치주는 크게 언더포펌(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하는 기간을 견뎌왔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학자 유진 파마와 케네스 프렌치가 개발한 한 지표에 따르면 지난 90년 동안 가치주에 주요한 약세장은 3번에 불과했다. 1930년대의 대공황, 1990년대의 IT 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인데 가장 최근 약세장의 길이와 깊이가 역사상 가장 극단적이었다.

가치주는 실적이나 장부가치 또는 현금흐름과 같은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비교해 주가가 낮은 기업들이다. 성장주는 현재나 또는 미래의 실적이 높은 기업들로 펀더멘털과 비교해 주가가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

슈로더는 최근 가치주의 언더포펌이 대부분 장기간의 더딘 경제성장 때문으로 분석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과 같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부여받는 것도 이 기업들이 더 높은 이익 확실성을 제공할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슈로더는 "실망스러운 경제회복과 낮은 차입금리는 자사주매입에 불을 지폈는데 지난 10년 동안 미국 기업들은 자사주매입으로 4조2000억달러를 썼다"며 "역사적으로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더 높은 경향을 보이지만 최근 자사주 매입의 인기는 명백한 수익률 우위를 다소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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