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북한과 베트남은 3가지 현격한 차이 존재"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북한이 제 2의 베트남이 될 수 있나?”와 관련해 영국의 유명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끈다.

16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최근 나온 주요 외신 중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북한 관련 진단이 주목받고 있다.

이 매체는 “베트남과 북한 두 국가를 비교해보지만 북한의 경로에는 장애물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압박하면서 고립된 국가가 번창할 수 있는 사례로 베트남을 지목했다. 미국 국무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월 8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서 “북한에게도 기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베트남이 북한의 향후 성장 모델로서 지목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수년간, 양국의 관료들은 베트남 개혁의 교훈에 대해 논의해왔다. 북한은 베트남을 중국과 다른 파트너들보다 덜 위협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보다 환영 받는 멘토가 됐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적 측면의 경로에는 장애물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베트남과 북한은 유사한 점들이 존재한다. 오늘날의 북한 경제처럼, 베트남은 집산주의(集産主義) 체제를 유지해왔었다. 베트남 공산당이 시장을 자유화하면서도 권력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었던 능력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다짐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매력으로 보일 수 있다. 1985년, 베트남 도이모이(베트남 경제 개혁 정책) 실시 전날, 베트남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미국의 1%에 불과했다. UN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북한도 미국의 GDP 대비 1%에 불과하다.

외교적으로도 두 국가를 비교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베트남은 한 나라가 미국의 강력한 적에서 가까운 무역 상대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베트남의 관계 정상화는 양국이 전쟁을 끝낸 지 20년 만인 1995년에 이루어졌다. 미국은 현재 베트남 수출의 최대 목적지이다. 북한의 경우, 이 같은 변화는 더욱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북한 선전원들은 최근까지도 미국을 최대의 적으로 묘사했지만 이들이 전쟁을 벌인지는 60년이 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세 가지 측면에서 베트남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북한 노동자와 베트남 노동자의 경험의 차이 ▲북한은 과거 동유럽과 유사하다는 점 ▲북한 인구의 고령화 등이 그것들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같은 차이점은 향후 북한에 큰 충격을 안겨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에 의하면 경제 중심지인 베트남 남부의 경우, 사유재산 제도가 구축되기 전에 농장과 공장의 집단화가 10년 밖에 되지 않았었다. 이전에 사업을 운영했던 사람들은 빠르게 다시 신속하게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민족적 사상인 주체 사상 65년이 지난 지금 북한 주민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최근 비공적인 식품 및 상품시장들의 성장은 일부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지만 대형 기업들로부터의 학습 곡선은 훨씬 가파를 것이다.

북한 경제의 구조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1980년대 중반의 베트남과 1970년대 후반의 중국에서 노동력의 70%이상이 농업에 종사했다. 인센티브에 대한 단순한 변화, 예를 들어 농부들이 자신의 작물을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은 농업 생산성의 급증을 초래했다. 그리고 농장에서 나온 노동자들의 이탈은 제조업을 위한 값싼 노동력을 만들어 냈고 수출 산업들의 성장에 기름을 부었다.

반면, 북한 인구의 60% 이상은 이미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기 위해서 정부는 빈사상태의 산업들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북한은 소련이 해체되고 난 이후의 동유럽과 유사하다고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의 Marcus Noland는 말한다.

그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실패자들이 존재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업률은 치솟을 것이라고 했다. 사유화는 이미 증가하고 있는 부패를 더욱 부추기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과 한국, 일본 사이에서 북한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자본을 쉽게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의 외국인투자의 유치 경험은 빈약하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관계가 악화됐을 당시 남북 연합 산업단지의 남한 자산들을 볼모로 잡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의 또 다른 약점은 인구구조”라고 했다. 베트남과 중국이 개혁을 착수했을 당시, 두 국가 모두 평균 연령이 약 20세인 젊은 국가들이었다. 이들은 풍부한 노동력이 있었고 이들에게 의존하는 노인들은 거의 없었다. 북한의 경우, 평균 연령이 이미 34세로 오늘날의 베트남 평균 연령보다도 높다. 중국 당국자들은 중국이 노령화되면서 국가가 부강해지기 전에 노령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아직도 빈곤한 상태에서 노령화될 위험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더욱더 경제개혁을 실시해야 할 이유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김정은 위원장은 아마 차세대 베트남을 건설할 희망이 별로 없을 것이다”면서 “그러나 북한을 감싸 안는 것보다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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