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회생방안 놓고 노조-새마을금고 갈등 첨예
노조 "투자유치 미봉책" VS 새마을금고 "추가 증자없다"

▲ MG손보 노조가 20일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한 생존권 사수 집회를 열고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경영방기를 규탄했다. /사진=임민희 기자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이하 MG손보 노조)가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에 '경영권 포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MG손보는 그간 자본확충을 위해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유상증자를 요구했지만 중앙회 측은 더 이상 추가지원은 없다며 이를 거부해왔다.

노조 측은 MG손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증자를 하든, 경영권을 매각 하든 명확한 입장을 표명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반면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우리는 투자자일 뿐 경영권 매각 문제는 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얘기하라"며 한발 빼는 모습이다.

MG손보 노조는 20일 새마을금고중앙회빌딩 앞에서 '제31주년 창립기념식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수도권간부 총력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김동진 MG손보지부장은 "2012년 자베즈파트너스가 대주주로 들어올 때 펀드의 위험성 때문에 강력하게 반대했는데 당시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자베즈 뒤에 새마을금고가 있으니 걱정말라고 했다"며 "하지만 6년도 채 되지 않은 지금 박차훈 회장 등 신임 중앙회 집행부는 우리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이어 "최근 중앙회가 또 다른 펀드를 통해서 투자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단기적인 정상화가 아니라 71년 역사의 MG손보가 침몰하지 않도록 완전 정상화를 원한다"며 "중앙회가 증자능력이 없으면 깔끔하게 경영권을 포기하고 매각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도 연대발언으로 "김동주 MG손보 사장은 노조와 면담에서 4월말까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희망적인 답변을 줄거라며 기다리라고 했지만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경영방기로 일관하고 있는 김동주 사장과 중앙회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MG손보(옛 그린손보)는 경영악화로 지난 2012년 사모펀드인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인수(지분 93.9%)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베즈파트너스에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한 실질적 대주주다. 하지만 MG손보는 4년간 경영적자로 어려움을 겪었고 새마을금고는 그간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 가량을 지원했다.

MG손보는 지난해 50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채권 매도평가 손실)으로 RBC비율이 계속 하락해 3월말 기준 83.9%로 추락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말 추가 증자(450억원)를 논의했으나 신종백 전 회장 임기만료 등으로 결국 무산됐다. 지난 2월 박차훈 새 회장 취임 후에는 대주단에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왔다.

금융위는 지난 5월 MG손보에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통보했고, 회사 측은 지난달 29일 외부 투자유치 및 1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 방안 등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금융위는 오는 26일 정례회의를 열고 MG손보의 경영개선 계획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만약 MG손보가 제출한 투자유치 및 유상증자 방안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리고 이후에도 개선이 안되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김동진 지부장은 "현재 오릭스 컨소시엄과 투자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며 "우선 자본이 불투명하고 돈이 들어온다고 해도 문제는 몸집만 커지면 향후 매각이 안됐을 때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MG손보 RBC비율이 82%인데 지금 분위기로는 금융위가 불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박차훈 회장에게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으나 박 회장의 거부로 여전히 명확한 입장표명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MG손보 노조는 이달 26일 금융위 정례회의 결과를 지켜본 후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노조 요구에 대해 "MG손보에 대한 추가 증자계획은 없다"며 "우리는 투자만 했을 뿐 경영권이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은행 등 대주단에서 경영권 매각을 진행했던 건 맞다"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MG손보 투자협상은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투자의향을 밝혔고 여기에 한국투자금융지주, 메리츠종금증권, 키움PE와 자산운용사 WWGE 컨소시엄 등이 가세해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규모는 유상증자 1500억원,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1000억원 등 총 2500억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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