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미-중 무역전쟁 우려 여전...환율 영향으로 수출주엔 도움"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한국증시의 지지부진한 모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23~27일)에는 증시가 체력을 회복할 지 주목된다. 줄줄이 이어지는 대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최근 한국증시는 거래대금까지 급격히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 1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월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중순에는 8조9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지난 20일에는 8조3000억원대로 내려앉으며 힘을 잃은 모양새다.

외국인들도 하루 걸러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필요하다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힘으로써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증권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는 20일(이하 현지시간) 3대지수 모두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0.03% 하락한 2만5058.12, S&P500지수는 0.1% 내린 2801.83을 각각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0.1% 떨어진7820.20으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효과가 묻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주 한국증시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다. 23일 삼성전기, 24일 신한지주, 25일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26일 기업은행 · LG이노텍 등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들의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48.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가 예상되지만 4주전 대비 컨센서스는 1.76% 하향 조정돼 실적 모멘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SK하이닉스의 경우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 중이어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낮은 가운데,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자동차, 반도체 등 수출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도 “지난 주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IT 업종 지수가 소폭 상승한 점과 반도체 업종에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환율 상승에 따른 3분기 실적 개선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주에는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가 소폭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이는 지수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시그널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 우려와 관련해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22일 끝나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 이어 25일 EU(유럽연합)-미국 정상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중국-EU-미국의 입장 변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증시 전반의 변수로 작용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금주로 예정된 미국, 중국의 160억달러 규모에 대한 쌍방 관세인상 발효는 전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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