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美 재무 "트럼프 연준 독립 존중"...국채금리, 달러, 미 금융주 견인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3일(미국시각) 무역전쟁 격화 우려에도 미국증시가 선방했다. 앞서 마감된 아시아증시와 유럽증시는 미국발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크게 흔들렸지만 이날 미국증시에선 다우존스 지수만 소폭 하락했을 뿐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므누신 재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밝히고 이런 가운데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강행 가능성이 높아진 점, 그리고 이로인해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껑충 뛰면서 금융주가 급등한 점이 미국증시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게다가 이날 장 마감후 알파벳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상황에서 미국 대형 기술주들이 실적 기대감에 강세를 보여준 것도 이날 미국증시 선방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달러가치도 더불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미국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5044.29로 0.06%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41.87로 0.28%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806.98로 0.18% 상승했다.

지난 주 후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윗 등을 통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만 금리를 올리고 이로인해 달러강세가 나타나면서 미국경제에 제동을 건다”면서 “반면 중국-유럽 등 다른나라들은 의도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주 후반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중국의 위안화 환율 조작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금 미국발 무역전쟁은 ‘환율전쟁’ 양상으로까지 비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앞서 마감된 한국 등 아시아증시가 흔들렸고 미국증시보다 한발 먼저 마감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증시는 달랐다. 우선 므누신 재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후반 연준을 비판한 것을 의식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연준의 독립성을 중시한다”고 밝힌 것이 이날 미국증시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 므누신 발언은 연준이 트럼프의 발언과는 상관없이 금리인상을 강행할 가능성으로 인식됐다. 이에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943%로 껑충 오르면서 5주래 최고치를 작성했고 지난주 후반 고개를 숙였던 미국 달러가치도 반등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0.26% 상승했다. 아울러 미국 금융주가 국채금리 상승 및 금리인상 강행 가능성에 크게 오르면서 미국증시를 견인했다.

이날 금융주 흐름을 보면 골드만삭스(+0.89%) 모건스탠리(+0.93%) 뱅크오브아메리카(+2.06%) 씨티그룹(+1.43%) 웰스파고(+2.82%) JP모건체이스(+1.86%)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미국증시 S&P500 지수군 내 금융섹터의 주가도 1.32%나 급등했다.

이날 미국 기술주들도 실적 기대감에 대부분 상승했다.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 흐름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또다시 아마존을 향해 “우편서비스, 워싱턴 포스트의 문제점을 비판”한 가운데 아마존의 주가만 0.65% 하락했을 뿐 다른 FAANG주 들은 모두 올랐다. 이번주 후반 실적발표에 나서는 페이스북 주가가 0.46% 상승했고 애플(+0.09%) 넷플릭스(+0.45%)의 주가도 상승했다. 이날 장 마감후 실적을 공개키로 돼 있던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정규장 거래에서 실적 기대감에 1.10%나 상승했다. 실제로 알파벳은 이날 정규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고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한때 5% 이상 치솟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S&P500 지수군 내 IT 섹터의 주가는 0.52% 상승하며 나스닥 지수를 견인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 자동차 섹터의 주가와 에너지 섹터의 주가는 부진했다. 무역전쟁 우려 때문이다.

자동차 관련주 중에선 GM(-0.33%) 포드(-0.85%) 테슬라(-3.31%) 등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테슬라와 관련해선 부품업체들의 환불요구까지 겹치면서 악재를 더했다.

또한 무역전쟁 우려 요인 등으로 이날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쉐브론(-0.77%) 로얄더치쉘(-0.19%) BP(-0.65%) 등 주요 정유주가 더불어 떨어진 것도 미국증시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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