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의원 "금감원장이 데이터 근거도 없이 종합검사 부활하는 게 말이 되나"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이게 무슨 업무보고입니까. 이게?”

지난 25일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종합검사 부활' 이유를 따지다 나온 발언이다.

27일 국회 속기록과 본지 취재 내용에 따르면 지난 25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성일종 의원이 윤 원장에 대해 성토했다. 윤 원장이 추진하겠다고 한 일부 혁신 계획이 데이터 기반 없이 마련된 점, 아이디어 갖고 혁신하겠다며 정책의 구체성 논란이 있는 점, 기본 업무 파악이 부족한 상태로 업무보고에 나선 점 등을 성 의원은 지적한 것이다.

▲ 성일종 의원. /사진=뉴시스

업무보고 날 성일종 의원은 “(윤 원장 취임 후) 종합검사를 부활한다고 그랬는데, 왜 종합검사를 하시려고 그럽니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윤석헌 원장은 “검사는 감독의 중요한 파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금감원이 2015년, 16년, 17년 3년 동안 검사를 줄여오다가 2017년도에 본격적으로 종합검사를 중지했다”면서 “그런데 원장님이 오면서 방향을 틀었다. 종합검사로 가겠다고 하는데 왜 그랬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윤석헌 원장은 “그간 (금융권의) 내부통제가 취약해지고, 삼성증권의 배당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건...”하고 설명했다.

성 의원은 “그러면 (종합검사를 줄였던) 지나간 3년 동안 있었던 모든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니 이러한 장단점이 있더라 등의 보고는 받으셨습니까?”라고 물었고, 윤 원장은 “그것은 보고받지 않아도 제가 늘상 금융시장이나 산업을 보고 있으니까, 그런 것은 나름대로는 입력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성 의원은 “아니, 어떻게 데이터도 없이 합니까?” 하고 따졌다. 그러자 윤 원장은 “실질적으로 말씀드리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노력은 하겠습니다”라며 수긍했다.

성 의원은 이어 “(정책을) 즉흥적으로 아이디어 수준으로 하면 안되는 겁니다. 직원들한테 과거 3년 동안 했었던 실적을 한번 봐 보자.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그런 다음 그 데이터를 가지고 심도있게 고민해서 (정책이) 나와야 될 것 아닙니까?”라고 지적한 뒤, 이번에는 “지금 감독하고 있는 금융기관 수가 몇 개나 됩니까?”하고 질문을 추가했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이에 윤석헌 원장의 답변은 “...”이었다. 이에 성 의원은 “아니, 사령탑이 지금 산하에 있는 금융기관 수도 모르면 됩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그제 서야 윤 원장은 “4700개 정도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성 의원은 “4700개나 되는데 종합검사 나가려고 그래요?. 좋습니다. 그러면 지금 금감원 인력이 얼마나 됩니까?” 하고 다시 질문했다. 윤 원장은 “2000명 정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성 의원은 “2000명 가지고 4700개를 검사할 수 있습니까? 1년에 몇 개...”라고 되물었고, 윤 원장은 “과거에 종합검사는 연간 20개 정도 했습니다. 큰 부담은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연간 20개 이하일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그러면 종합검사 말고 다른 것은 안나갑니까?”라고 했고, 윤 원장은 “물론 다른 것도 나갑니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성 의원은 “다른 것은 몇 회 정도 나갑니까, 사고가 나거나 여러가지 문제 있는 것은 어쩝니까”라고 더 물었고, 윤 원장은 “그것은 경우에 따라서 다르니까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이에 성 의원은 “종합검사를 하기로 방향을 틀려면, 지나간 과거 3년 치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그걸 가지고 지금 개수가 얼마인데 종합검사 20개를 나간다고 하면 20개를 한번 구성해 보시고 다른 데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고민도 안해보고 이 것 발표하신 겁니다. 이게 무슨 업무보고입니까. 이게?”라고 탄식했다.

윤 원장은 “고민을 해 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성 의원은 “지금 와서 고민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국회 와서 보고하고, 국민한테 보고하는 자리입니다. 국민한테 보고하기 전에, 전 금융인들한테 방향성을 제시하기 전에, 원장님이 정확하게 내가 금융수장으로서 어떻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그림도 안 그려져 있는 상태입니까, 이게?”하고 말문을 닫았다.

성 의원은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석헌 원장에게 질문해 본 결과 금융감독 수장으로서 철학문제, 업무준비 문제, 정책의 즉흥성 여부 등 앞으로 물어야 할 게 많을 것 같다”면서 “이번에 정무위원회로 새로 온 만큼 감독정책 수장 등이 업무를 대충 하는 일이 없도록 많은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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