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외국 잘도 나가던 최태원 회장 라오스 안 간 것 이해 안 가"

▲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라오스 대사관의 깜수와이 깨오달라봉 대사를 찾은 SK 최태원 회장(왼쪽).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최근 한국 정부와 SK그룹이 라오스 사태로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했을 정도다. 대통령의 지시로 라오스에 긴급 구호대를 파견하는 등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기업(SK건설)이 건설하던 해외의 댐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난 만큼 우리 기업의 대외 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해 청와대까지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라오스 사태는 가뜩이나 사태 초기 SK건설의 부실공사 논란까지 야기한 상태여서 한국 정부나 SK그룹 및 재계는 당혹스런 상태다.

SK그룹도 연일 사태수습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주 최태원 회장은 서울 한남동 소재 주한 라오스 대사관을 찾아 1000만 달러를 기탁하는 등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 중에는 SK의 조치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있다. 최태원 회장이 왜 라오스로 가지 않고 한남동 소재 주한 라오스 대사관을 찾았느냐 하는 점을 두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경제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3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라오스 사태는 자연재해와 겹쳐 일어난 것이긴 하지만 하필 한국 기업이 건설하는 댐에서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 그리고 사태 초기부터 부실공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는 점에서 한국정부나 한국 재계로선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처음부터 라오스 사태에 신경을 쓴 건 잘한 일”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라오스로 향하지 않고 한남동 주한 라오스 대사관으로 향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뒷말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최근 해외 출장이 잦았다”고 했다. UAE도 가고 중국에는 여러 번 방문해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 관련 경영 방침을 설파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상기했다. 그런데 유독 라오스 방문 얘기는 나오지 않은 채 그가 한남동으로 향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라오스는 우리보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나라”라고 했다. 그런 나라일수록 돈이나 구호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부각시켜선 안된다고 했다. 자칫 그 나라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고 했다. 라오스 당국이 사태 초기 구호단 파견에 탐탁지 않아 했다는 뒷얘기마저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라오스 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날 경우 진심어린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돈이나 구호품을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나 이런 방식은 해당국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방식으로 아주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라오스 현지를 방문해 사태수습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등 진정성을 더해주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나라는 잘도 가던 최태원 회장이 왜 라오스 비행기를 타지 않고 한남동으로 향했는지 거기에 대해선 아쉬움이 커보인다고 했다. 이 글을 쓰는 기자 또한 "가뜩이나 부실공사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최 회장이 직접 현지에 가서 사태 수습에 나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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