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달러화 강세, 정치적 긴장 영향...2009년 이후 가장 큰 낙폭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 주택에 대한 해외 구매자들의 구입이 작년 21%나 감소해 미국 주택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전국 부동산 협회(NAR) 조사 결과 지난 3월 끝난 작년도 회계연도에 해외 바이어들의 구매액은 총 121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NAR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전년 대비 21% 감소는 2009년 조사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2016년도에는 전년 대비 해외 바이어의 주택매입이 50%나 급증했었다.

외국인들의 미국 주택 구입이 사상 최대의 감소를 기록한 것과 관련, 부유한 해외 구매자들과 부유한 지역에서 경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국 내 주택 매입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외국인들의 관심 하락은 뉴욕 맨해튼,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그리고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와 같은 곳의 미국 내 부유층 구매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해외 바이어들이 미국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작지만, 그들은 시장의 고가 럭셔리 시장에 집중되어 있으며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고 가격을 높게 부르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위기로 그동안 미국 내 구매자들은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했다는 것이다.

▲ 미국 주택가. /사진=AP, 뉴시스

이번 외국인들의 미국 내 주택 구매 급감은 그 동안의 집값 상승, 달러화 강세, 미국과 세계 다른 지역 간 정치적인 긴장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과 외국인들에 대한 수사적인 부정적인 언행이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열망을 약화시켰을 수도 있다"라고 NAR의 한 수석경제학자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진단했다.

특히 중국인들의 매수 열기가 최근 많이 식어가고 있다. "구매자들보다 중국인들의 주택 매도자들을 더 많이 보는 요즘 상황은 내 인생 처음"이라고 뉴욕의 앵겔 앤 뵐커스 중개회사 대표이자 중국 출신인 존 장은 같은 매체를 통해 밝혔다.

그는 그의 고객들이 최근 몇 년간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봐왔고, 지금이 그들의 ‘현금 인출’ 기회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큰 주택 매수자이다. 중국인 등의 구매는 전년 대비 4% 감소한 304억 달러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많이 구매한 캐나다인들의 구매액은 105억 달러로 45%나 감소했다.

외국인이 구입한 주택의 평균 가격은 29만2400달러로 작년의 30만2300달러보다 낮았다. 그럼에도 평균적인 기존 주택 구입가격보다 약 5만 달러 비싼 기록이다. 중국 구매자들은 평균 주택 가격 43만9100달러로 가장 비싼 부동산을 계속 구입했다.

특히 중국인 바이어의 40% 정도는, 아시아 인구가 많은 공기 좋고 기온이 적절하며 대학이 많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구매했다. 하지만 중국 구매자들은 최근 자국에서 돈을 인출할 수 없게 되었고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해 해외투자시 5만 달러 이하로만 국외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은행에 신고하도록 하는 것이 최대 걸림돌이라고 뉴욕의 한 부동산전문가는 밝혔다.

주택값 상승, 시장재고 부족 및 주택 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지난 6개월 중 5개월 간 미국의 기존 주택 판매량이 줄어든 점과 더불어 해외 바이어의 구매 감소가 시장의 고민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라고 이 매체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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