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원유베팅 대폭 축소...中이 미국산 외면시 WTI가 더 큰 충격 예상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자 무역전쟁에 불안해 하는 헤지펀드들이 원유 베팅을 2년래 최저로 축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줄이거나 중단할 경우 향후 유가는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미국산 원유의 타격이 더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6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마켓 포커스’에 따르면 무역갈등과 관련해 중국이 지난 주말 미국에 반격을 가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 당국은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 규모에 5~25%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 속에 혼란에 빠졌다.

특히 미국 언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전쟁 심화로 헤지펀드들은 점차 변동성을 키우는 원유시장을 멀리하고 있다. 미국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에 대한 매니저들의 전체 포지션은 2016년 이후 최저로 축소됐다.

▲ 미국의 해상유전. /사진=AP, 뉴시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감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거대 아시아 국가인 중국은 지난 주 금요일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조치 성격의 관세부과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유시장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 큰 경제규모를 지닌 중국을 상대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축소하라고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서 혼란을 겪기도 했다. WTI 원유 선물의 내재 변동성은 지난 달에 2017 년 이후 최대로 확대됐다.

뉴욕 소재 나스닥의 에너지 분석가인 Tamar Essner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현재 이 같은 상황이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신호가 전혀 없다”며 “이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투자 기간을 조정토록 만들었고 수익을 청산하도록 했으며 원유 상승여력이 이란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제한돼 있다는 생각으로 현재의 포지션에서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꾸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원유 생산자인 시노펙(Sinopec)은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중단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무역분쟁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산 수입품이 더욱 비싸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무역대표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에게 2000 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시키는 안을 고려해보도록 지시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참고로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제안을 거절하게 돼 트럼프는 2015년 체결한 핵협상 파기 이후 이슬람 국가인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은 동맹이라고 할지라도 오는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 관련 큰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면 제재조치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시애틀 소재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1510 억달러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고 있는 랍 하워드는 “원유 트레이더들은 이 같은 조치가 이란산 원유를 시장에서 몰아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만약 중국이 이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꽤나 큰 소비자인 만큼) 글로벌 생산은 어느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WTI에 대한 헤지펀드의 순 롱 포지션(유가 상승과 하락 베팅 사이의 갭)은 7월 31일 주간 기준으로
1.4% 감소한 386,764 선물/옵션 계약을 보였다.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는 6주래 최저
수준이다. 롱 포지션은 감소했고 숏 포지션은 증가했다. 지난 달 미 원유 수출은 큰 변동성을 보였는데, 미 에너지 정보국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주 전에는 84% 증가했지만 지난 주에는 51% 감소했다.

Essner 는 “미국 원유 수출이 변동성을 보여왔다”며 “만약 원유 수출에 있어 중국 내 파트너들을 잃게 된다면 미국 벤치마크, 즉 WTI가 브렌트 대비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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