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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 30%는 도대체 무슨 근거인가인터넷은행 다음에는 시중은행 은산분리도 뒤흔들 것
장경순 기자  |  folkdrago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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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6  15: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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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일부 보도에 따르면,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인터넷은행의 산업자본 지분 확대는 최소 34%가 거론되고 있다.

오랜 세월 금산분리, 그리고 은산분리 논의를 취재해 온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혹스런 숫자다.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한도는 10%로 하되 의결권은 4%로 제한하는 것이 현재의 은산분리다. 산업자본은 다시 말해 재벌을 포함한 비금융기업이다.

이 비율에 대한 상향논의가 인터넷은행으로 인해 처음 벌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4%로 하느냐 8%로 하느냐 정도였지, 느닷없이 이것이 30%를 뛰어넘지는 않았다.

'인터넷은행 제일주의' 에 빠진 듯한 주장을 접하면, 도대체 그동안 은산분리는 뭐하러 지켜왔나라는 회의가 들 정도다.

정권이 추진하는 것인지 관료들이 밀어붙이는 것인지 모를 일이나, 훤히 예견되는 앞날은 똑같다.

이렇게 둑이 한 번에 무너지면, 이것은 곧 인터넷이 아닌 시중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요구로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은산분리에 대한 대단한 오해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 반재벌적 성향 진보론자들만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그에 대한 반박은, 박정희 전두환을 거치는 개발경제 시대에 은산분리는 더욱 철저히 지켜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명박 정권에서 한때 완화됐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은산분리는 본래대로 돌아갔다.

만약 은산분리가 좌경성향 정책이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은산분리가 가진 기본철학은 분명하다. 은행 돈을 빌려 쓰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은 절대 한통속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삼성증권, SK증권, 한화증권은 돼도 삼성은행, SK은행, 한화은행은 불가한 것은 은행의 신용창출기능 때문이다. 은행은 당초에 중앙은행에서 나온 돈을 몇 배로 부풀리는 신용팽창 기능이 있다.

그래서 국가적 경제안보를 위해, 은행돈은 특히 건전한 리스크 평가를 거쳐서 쓰여야 한다. 이것은 인터넷은행이라고 해서 바뀔 수 없는 속성이다.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 한보부도 사태를 겪었다. 한보가 은행을 소유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보는 이른바 당시의 '깃털논란' 에서 드러나듯, 정치권을 동원해 몇몇 은행들의 자금을 내 돈 쓰듯 했다. 한보계열사나 된 것처럼 대출을 집행한 은행들은 2년 이내에 주인이 바뀌는 혹독한 운명을 겪었다.

은행대출이 산업자본의 탐욕에 휘말렸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의 맛보기에 불과한 사례다.

인터넷은행이라고 해서 갑자기 지분한도가 30%로 뛰어오르고 나면, 그다음 시중은행의 은산분리가 또 논란거리가 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오늘날 영구집권이란 것은 불가능하니 지금의 문재인 정부도 언젠가는 교체될 것이다. 이른바 재계친화를 강조하는 정권이 들어섰을 때, 인터넷은행처럼 시중은행 지분도 올리라는 공세가 대대적으로 펼쳐진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몇몇 재벌은 총수의 기괴한 행태가 은행을 영위하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은행만 제외하고 모든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어서 빗장만 풀리면 언제든 은행을 넘볼 눈치다.
 

   
▲ 국회 인터넷전문은행 토론회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진보정권이 집권하고 나면, 몇몇 관료층 기술자들의 말잔치에 놀아난다는 의구심을 초래할 때가 있다.

은산분리 완화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내에 공감을 얻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산업자본 30%라는 구체적 숫자는 무슨 근거에 의해서 누가 만든 것인가.

혹시 무슨 인터넷은행을 만들어놓고 장사가 안되니까 민망해진 관료들 체면을 위한 것은 아닌가.

지금부터 20년 전, 금융지주회사를 도입하면서 우리 고유의 금융전업가를 양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것이 지금의 금융당국이다.

그 많은 세월, 제대로 된 금융전업가가 못해도 한둘이라도 나왔다면 이런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수 십 년 전 약속을 못 지킨 당국이라면, 더욱 겸허해야지 군사독재자들마저 철저히 지켜온 경제안보 원칙, 은산분리에 함부로 손댈 일이 아니다.

'IMF 위기' 를 극복하고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 금융전업가를 육성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관료들이 제대로 약속을 지켰는지, 더불어민주당 정부 내에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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