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삼성, 양국에서 무역 관련 로비와 전략화 주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심화로 매출감소가 우려되면서 돌파구 찾기에 고심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중요 시장을 지키기 위해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지난 6일(미국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곤경에 처한 삼성전자의 대응책을 다뤄 주목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한국의 거대 전자기업인 삼성전자를 불안하게 만들어 놓았다"며 "두 국가는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가장 큰 시장으로, 삼성전자의 과제는 미국 관세가 가전제품과 부품의 판매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양국간 무역분쟁 확대에 끼지 않고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삼성은 미국인들에게 TV, 스마트폰,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생산한 메모리칩은 수백만명의 중국인들의 기기를 작동시키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양국 모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로서, 최근 몇 년간 가전제품과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미국에 1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삼성전자의 세탁기는 이미 최대 50%의 관세 부과 대상이다. 반도체 역시 또 다른 관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3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보호무역주의, 지정학적 위험 등 불확실성이 올 한 해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감을 토로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무역분쟁이 한국 수출업자인 삼성전자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연간 약 40억달러 감소시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 둔화와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삼성의 수익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며 지난달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이 외국산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디스플레이, 메모리 칩 등에 대한 중국산 대체품 홍보에 주력하면서 삼성전자와 중국의 관계도 변화를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한 경로를 연구하고 있으며 6월에는 삼성을 포함한 메모리 칩 제조업체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이 겉으로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양국 모두에서 로비와 전략화에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무역 긴장감이 고조된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영역을 보호해 주고 보호무역 정책들이 잠재적인 사업기회를 창출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 미국에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며 "미 상원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년의 두 배가 넘는 340만달러를 지출했고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이미 220만달러를 지출하는 등 무역 관련 로비를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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