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터키 리라 폭락은 미국과의 악화 외에 양적완화 종료 때문"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지난 주말 터키 쇼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린 가운데, 영국의 유력경제신문 파이낸셜 타임스가 “왜 터키 리라가 폭락했나?”라는 내용을 긴급 전해 주목받고 있다.

13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글로벌 마켓 뉴스’에 따르면 12일(유럽시각) 파이낸셜 타임스가 진단한 터키 리라화 추락 흐름이 눈길을 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의 경제 전략이 포화를 받고 있다. 이에 터키의 통화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주 월요일 이미 달러 대비 5% 하락한 터키 리라 가치가 지난주 목요일 4%, 금요일에는 16% 추가 폭락했다.

특히, 다이내믹한 경제와 남들이 부러워하는 지정학적 위치(유럽 및 중동시장에 근접)에 있는 터키의 통화 가치가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뉴시스

또한 이런 가운데 15년 재임 중 경제를 변화시켰다고 주장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도 동시에 주목받게 됐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리라는 거의 숨이 멎을 만큼 추락 충격을 가하면서 전 세계에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주요 통화인데, 올해 들어 현재까지 40% 넘게 곤두박질쳤다”면서 “타임라인을 늘려본다면, 리라의 하락은 더욱 충격적이다”고 강조했다. “5년 전, 1달러를 사기 위해서는 2리라면 됐지만 지난 주 금요일에는 6.5리라가 필요했다”고 역설했다.

이 매체는 “터키 리라의 약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지난 한 주 동안, 관심은 나토 동맹국인 미국과의 이례적인 분쟁에 집중되어 왔다”고 했다. 이어 “2주 전, 미 국무부는 터키가 노스 캐롤라니아 주의 한 복음주의 교회 목회자를 구금한 데 따라 제재조치를 가했다”면서 “이 같은 조치는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주 미 국무부에서 열린 회담은 교착상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러나 “미국-터키 충돌이 목회자 구금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요인도 있다고 했다. 터키는 미국과 유럽의 초저금리 통화정책으로 인해 단기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번창해왔는데, 이는 터키와 기타 신흥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요구하도록 부추겼다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애널리스트는 “오랫동안 터키를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의 대표 수혜자’로 여겨왔다”면서 “다시 말하면, 터키가 선진국의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으로부터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생각돼왔는데, 미국과 유로존의 양적완화가 종료되면서 최소한 현 경제 사이클에서 터키가 필요로 하는 자금의 유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매체는 “지난주 목요일 ABN 암로는 터키가 연간 필요로 하는 외부 차입금 218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리포트를 통해 언급했다”면서 “참고로 2180억 달러에는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뿐 아니라 터키 기업들의 와화 부채를 계속해서 감당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해당 리포트의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터키가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외환 송금에 대한 잠재적 자본통제, 그리고 IMF(국제통화기금)의 원조가 외환시장의 스트레스를 배가 시킬 것이라는 루머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많은 투자자들은 터키 정부가 정부지출을 줄이고 건설에 집중된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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